전국농민대회, “농민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박근혜·문재인 후보 불참… 이정희 후보 “농업말살 정부, 정권교체 할 것”
쌀값 포기·송아지 가격 안정제 무력화, 영광원전 등 정부 비판 터져 나와

  • 입력 2012.12.03 09:34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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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주권 실현, 농정대개혁 쟁취를 위한 2012 전국농민대회가 한국농민연대 주최로 지난달 27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1만5,000여명(주최 추산)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농민대회는 농민의 처지를 이해하고 농업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이준동 한국농민연대 상임대표는 “정부는 한미FTA도 모자라서 한중FTA를 거침없는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농사짓는 농민을 위해서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우리 모두 단결, 투쟁해서 우리 농업을 가장 잘 아는 후보를 당선시키자”고 촉구했다.

박점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희망을 품어야 하는데 농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후보가 없다”며 “여성농민의 요구를 가벼이 여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이 대회에서 요구한 대선 농정공약 6대 핵심과제는 △한미FTA 폐기, 한중FTA 추진 중단 △식량자급률 50% 달성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친환경 생태농업 등 지속가능한 농업농민 정책 실현 △여성농민 권리보장 △축산농가 생산기반 유지와 가격안정이다.

▲ 지난달 27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식량주권 실현, 농정대개혁 쟁취를 위한 2012 전국농민대회’에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현’ 등 농민들의 소망이 새겨진 대형 공을 참석자들이 머리 위로 굴리고 있다. <한승호 기자>

 

유력 대선 후보 불참… 농민 무시하는 처사 반발

한편 농민대회에는 대선 후보의 농정방향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지만, 연단에 오른 사람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뿐이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신변안전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불참한 두 후보를 두고 “이 자리에 오지도 못하면서 어디에서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국민기초식량보장법,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로 생산비를 보장해줄 수 있는 후보를 농민의 결의로 지지하자”고 주장했다.

이정희 후보는 “한미FTA 폐기하고 한중FTA 중단시켜야 우리 농민들 살 길이 열린다”며 “한미FTA로 농업 말려 죽이려는 정부, 새누리당 정권 막아내고 정권교체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와대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은 45개 중대 2,700여 병력을 시청광장 주변에 배치하고 행사장을 봉쇄해 마찰을 빚었다.

MB정부 반농업 정책 비판하는 목소리 터져 나와 상경한 농민들은 전국농민대회 사전집회를 각지에서 갖고 정부의 반농업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농민 1,000여명은 경기 과천 정부청사 앞에 모여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 사퇴촉구 농민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은 “쌀값 포기, 송아지 생산 안정제를 무력화한 서 장관은 사퇴하라”고 촉구한 뒤 서 장관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불태웠다. 이어 농식품부 관계자에게 항의 서한 및 미리 준비해 온 소의 분뇨를 전달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히자 농식품부를 향해 분뇨를 던지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전농 영광군·고창군농민회는 서울 종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영광·고창 군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영광원전에 사고가 잇따르고 위조부품 사용이 드러남에 따라 “불안해서 못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고뭉치 원전, 영광농산물 판로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사고 은폐위원회! 즉시 해체하라!”, “안전이 확보되지 않고 지역민의 동의없이 핵발전소 가동 절대 반대한다”고 외치는 등 대책을 촉구했다.

서울역 앞에서는 3,000여 농민이 참여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쟁취’ 전국농민결의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쌀값도, 한우값도 땅에 떨어졌다. 더는 못살겠다. 올해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여농은 대선후보에게 여성농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식량주권 실현과 농업·농촌 회생을 위해 노력하라고 당부하며 여성농민 100배를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했다. ▶관련기사 11면 <경은아·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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