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가격으로 폭락한 돼지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 입력 2012.10.29 09:09
  • 기자명 이병모 (사)대한한돈협회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끝없이 추락해 양돈농가들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돼지고기 지육 도매가격은 2,675원으로, 올해 초(최고가 5,879원)보다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하지만 이처럼 돼지 가격이 10년전 가격으로 내렸는데도 소비자 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불합리한 유통관행이 악순환을 낳고, 가격 폭락의 어려움은 농가에게만 가중되고 있다.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돈가에 비육돈 한 마리를 팔수록 손해다. 특히 FMD(구제역) 피해농가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해 폐업 일보직전까지 몰린 절박한 상황이다.

수급 불균형, 돼지값 폭락원인

돼지값이 폭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수급 불균형이다. 구제역 이후 양돈농가의 노력으로 구제역 이전으로 사육두수를 회복해 공급은 늘었는데 불황 여파로 소비는 부진한 것이다.

연초부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추석 이후 돼지고기 가격의 하락을 예견했지만 정부가 행락철 수급 불안에 대비하겠다며, 돼지고기 할당관세 적용 기한을 연장해 수입물량이 늘어난 것이 지금의 상황을 낳은 것이다. 그런 주먹구구식 축산정책으로는 반복되는 돼지고기 파동을 막을 수 없다. 이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우리 축산물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국민에게도 지속적인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한돈협회 등 양돈업계의 긴급한 건의를 반영해 돼지가격 하락세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한돈협회는 농식품부에 긴급 요청해 국내산 돼지고기 비축사업을 실시, 도매시장 가격이 1kg당 3,500원 이하 시 도매시장에서 매일 구매·비축하는 한편 10월말까지 계획되었던 도매시장 자율수매 비축도 11월 중순까지 연장하여 돈가안정 효과를 강화키로 했다. 또 돼지고기 뒷다리살 2만톤 비축을 실시, 뒷다리살(후지) 가격이 kg당 3,300원 이하 시 시세로 매입·비축(6개월)하는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불량 자돈 10만 마리를 선발 도태하며 돼지 조기출하로 출하체중 감축(115kg→ 110) 등을 유도하는 등 다각적인 돼지고기 가격안정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각적인 돼지고기 가격안정대책 추진

이와 더불어 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은 한돈농가의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적극 호소한다는 소비촉진 전략을 세우고 한돈자조금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10년 전 가격 그대로 한돈주세요’라는 슬로건 아래 돼지가격 하락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온, 오프라인 할인판매 및 소비촉진 행사를 전개키로 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돈 소비촉진 광고를 전면적으로 교체해 돼지고기 가격하락기에 한돈 농가의 어려움을 적극 알리는 내용의 광고를 TV CF, 라디오, PPL 방송 등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쌀 다음으로 국내 농업생산액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돈산업은 우리의 생명산업이자 농업 성장을 주도하는 중요산업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생산자단체·업계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함께 마련한 대책인 만큼 적극 협조하여 모두가 바라는 하반기 돼지고기 가격 안정화의 계기가 마련되기 바란다.

가격이 오를 때는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떨어졌을 땐 생산자도 보호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 외에도 치솟는 사료값 안정을 위해 사료가격안정기금을 마련하고, 질병 청정화를 통한 수출기반 확대, 한돈햄, 열처리가공품 수출 지원 등 특단의 대책 마련으로 국민 제1의 단백질 공급원인 양돈산업에 대한 육성과 발전을 시켜야 한다.

강력한 원산지 표시단속 필요

또한 수입산 둔갑판매 방지를 위해 연말까지 강력한 원산지표시 단속도 필요하다. 국산 농축산물 중 가장 많이 둔갑 판매된 품목이 바로 돼지고기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미 지난 7월까지 수입한 돼지고기 물량이 2010년 한해 총 수입량을 넘어섰고, 수입 삼겹살의 경우 9월까지 1,100만 마리 분량(11만톤)이나 수입됐다. 하지만 그 많은 수입산 돼지고기는 어디에 있는가? 정부는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원산지 표시 단속을 통해 수입산 둔갑판매를 뿌리 뽑아야 한다.

우리 양돈농가들은 더욱 깨끗하고 위생적인 친환경 고품질 한돈(韓豚)을 생산, 공급하여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여 드릴 것을 약속한다. 10년 전 가격으로 내린 국산 돼지고기를 많이 찾아주길 부탁드린다. 소비 확대만이 국내 양돈농가를 살리는 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