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하차경매 시행, 또 시범으로 끝나

김장철 겹치면서 올해 안으로 시행 어려울 듯

  • 입력 2012.10.29 08:56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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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했던 가락시장 무 하차경매가 지난 21일 저녁부터 일부 도매법인에 한해 시행됐다. 그러나 실제 하차경매가 이뤄진 물량은 이날 들어온 5톤 트럭 60여대 가운데 2대분에 그쳤을 뿐이다.

또한, 산지유통인들이 해당 도매법인에 출하를 꺼려하면서 반입 물량이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지만 서울시농수산물공사측이 6개 법인을 대상으로 하차경매 평가를 하겠다고 밝혀 도매법인들은 이를 무시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21일 하차경매를 시행한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공사의 방침에 따라 하차경매를 시행하면서 파렛트와 상차비·하차비는 물론이고 중도매인이 판매를 위해 다시 상차하는 비용까지 법인이 부담하고 있다”며 입을 뗐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출하자들이 의식적으로 물건을 내지 않고 있어 지금 물량이 어느 정도 나올 때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2대 정도만 들어오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첫 날만 파렛트로 들어오고 그 뒤부터는 모두 기존대로 파렛트 없이 반입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장 많은 물량이 거래되고 있는 대아청과㈜는 아직까지 기존의 차상거래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무 하차경매의 정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곧 다가오는 김장철도 의식해 올해 안으로는 시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김장철이 겹치면서 무 하차경매가 올해 안에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9월 시범적으로 시행된 하차경매에서 중도매인이 이날 올라온 무의 상태를 확인해보고 있는 모습.
이처럼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않은 채 하차경매를 시행하는 공사와 특수품목중도매인에 산지유통인들은 혀를 내두를 뿐이다. 무엇보다 특수품목중도매인연합회가 21일 저녁부터 하차경매를 시행하겠다는 내용과 더불어 시행일부터 하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함에 따라 담함에 의한 경매거부로 비쳐지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한유련)는 최근 공식 입장을 통해 ‘기본적으로 비용 절감이 전제 돼야 물류 개선의 의미가 있는데, 당 연합회 조사 결과 오히려 유통비용이 유·무형적으로 상당부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어떠한 분석과 대책도 없이 긴박하게 실행하려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하차공간 부족 ▲하역노조의 임금감소 ▲등급단위 경매 ▲유찰·불락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 대한 대책 ▲파렛타이징 농산물에 대한 하역비 면제 ▲산지 파렛트 공급시스템 구체화 등 현실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광형 한유련 사무총장은 “유통질서 확립 차원에서라도 공사가 특수품목중도매인연합회의 경매거부 행위에 대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며 “출하자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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