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안일함이 한우폭락 불러왔다

  • 입력 2012.09.17 10:3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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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2일 「한우농가 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궐기대회」에 내걸린 한우의 눈물은 한우 농가를 비롯해 소를 키우는 축산농가 모두의 눈물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최근의 한우 값 폭락은 2011년부터 발생한 폭락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전 국민의 촛불저항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위험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하면서 공급과잉으로 2011년부터 한우 값이 1차적으로 폭락했다. 이에 올해 초부터 정부가 긴급대책을 추진하면서 일시적으로 하락세가 진정되었다. 그러나 이 당시 정부의 긴급대책은 한우 값의 추가적인 폭락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한우가격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는 못했다.

땜질처방의 효과가 떨어지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히 뒤따랐어야 했지만, 정부는 수급안정 및 가격안정을 위한 근본대책에는 미온적이었다. 이 때문에 대다수 한우 농가와 전문가들은 땜질처방의 효과가 떨어지는 하반기에 또 다시 가격폭락이 올 것이라고 경고를 보냈고, 결국 그 경고는 현실이 되어 한우 값의 2차 폭락이 시작됐다. 정부가 한우 농가와 전문가들의 경고에 조금만 더 귀를 기울여 선제적 대책을 세웠더라면, 수급안정 및 가격안정을 위한 근본대책을 조속히 시행했더라면 작금의 사태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소한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다시 발생했을 때 정부가 당초의 약속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라도 취했어야 했다. 우리가 정부의 안일함이 현행 한우 폭락을 불러온 주요 요인이라고 보는 이유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의 폭락사태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우 농가들은 지금의 폭락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폭락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올해 말부터는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인한 사료 값의 폭등이 예상된다. 한우 값은 폭락하고, 사료 값은 폭등하는 최악의 상황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많은 한우 사육농가들이 한우를 포기함으로써 한우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질 상황이다.

지금은 단기적으로 한우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암소수매와 같은 긴급대책도 필요하고, 사료값 안정을 위한 선제대책도 중요하며, 중장기적으로 수급안정 및 가격안정을 통해 한우기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근본대책도 동시에 필요한 비상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시 정부의 안일함과 땜질처방 때문에 3차 한우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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