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쌀 2백여톤 북측에 전달하기까지

전농, 지난 1월 금강산 대의원 대회서 결의
전국 유휴경작지 확보, 시민들과 함께 수확

  • 입력 2007.12.09 23:43
  • 기자명 최병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남쪽에서 생산된 통일 쌀이 북측 동포들에게 드디어 전달됐다. 이번에 북측으로 전달된 쌀은 그간 남측의 전국 각지의 펼쳐진 들녘에서(약 56.6ha, 17만평)에서 농민과 시민들이 공동으로 생산한 것이다.

이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문경식)이 지난 1월 금강산에서의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했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3월까지 구체적 논의 과정을 거친 뒤 전남 지역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이 내용을 제기해 실천에 옮기게 된 것.

이에 따라 농민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휴 경작지에 논을 갈고 통일 경작지라 이름을 붙인 뒤, 봄에 시민들과 함께 모내기를 하고 여름에는 피를 뽑는 등 통일 쌀 수확을 위한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 남측 농민들이 지난 5일 개성 봉동역에서 열린 통일 쌀 인수인도식에 앞서 트럭에 싣고 간 ‘통일 쌀’을 하역하고 있다.
이후 통일 쌀 짓기 운동을 범시민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측위원회 통일쌀짓기운동본부를 특별기구로 설치하고, 지난 7월4일 경기도 평택 안중농협 앞에 발족식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전국적 확산을 다짐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자란 쌀은 지난 10월 경기도 화성의 첫 가을걷이를 시작으로 전남, 충남, 경남, 강원(통일 콩), 경북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통일경작지에서 수확됐다.

이후 12월부터는 전국 각지의 농민들에 의해 본격적인 도정작업을 거친 뒤 생산자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포대 상단에는 ‘통일 쌀’이라고 새겨진 40kg 포대에 담겨져 지난 4일 서울로 모아져서 환송식을 한 뒤 이튿날인 5일 북측으로 전달된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여의도에서 열린 ‘대북쌀지원 법제화 촉구대회 및 통일쌀 북송 환송식’에는 1년간 통일쌀 경작지에서 생산된 쌀 2백여톤을 전국 각지의 농민들이 직접 트럭 1백여대에 싣고 참가해 장관을 이루었다.

이날 대회에서 문경식 전농 의장은 그간 통일 농사짓기 경과를 간략히 설명한 뒤 “이번에 보내는 쌀의 양은 비록 적지만, 쌀의 의미를 넘어서 통일을 일구고, 농민들도 통일의 주체세력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 의장은 “통일 쌀을 보내는 것은 남측의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하고, 북측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중의 묘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오종렬,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해 통일쌀 북송을 환영했고, 특히 구례 농민들과 함께 통일 쌀을 생산해 온 화엄사 스님 20여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를 마친 농민들은 통일 쌀을 차량 1백여대에 싣고 자유로를 거쳐 임진각까지 ‘통일농업실현’, ‘민족농업 사수’, ‘대북지원법제화’가 적힌 깃발을 휘날리며 차량행진을 통해 통일 쌀 보내기를 시민들에게 알려냈으며 이후 파주물류센터에 늦은 시간까지 통일쌀을 입고시켰다.

파주물류센터에 통일 쌀을 입고시키는 시간은 두시간 가량 소요됐으며, 매우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표정에서는 한층 상기된 통일의 기운을 읽을 수 있었다.

한편 통일쌀짓기 운동은 국민적 통일의식 고취와 남북 상호 협력적 농업구조를 통한 통일 농업실현을 목표로 농민과 연계해서 경작지를 확보하고 생산된 수확물은 북에 지원하는 한편, 대북식량지원 법제화 서명운동 등 다양한 여론작업도 병행해서 실시해 왔다.

〈최병근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