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축산시장 성장, 국내 위협될까

개혁개방 이후 성장세 지속…아직은 문제 많아

  • 입력 2012.09.03 09:28
  • 기자명 김희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지난 22~24일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유럽연합, 미국과의 FTA로 인해 농업분야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농업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중국과의 FTA가 체결된다면 국내 농업의 전면적 위기가 닥쳐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축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초 농식품부, 농협중앙회, 축산단체 관계자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농협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중국의 축산상황을 살펴본다.

축산물 생산량 지속적인 성장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농업생산책임제가 시행됐다. 농업생산책임제는 농업의 경영주체가 인민공사에서 농가로 전환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중국은 축산물 일괄수매 및 판매정책을 중단하고 가격개방과 경영자율화를 추진했다. 중국의 농업 총생산액 중 축산업의 생산액은 1978년 14%에서 2005년 34%, 지난해는 39%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축산업의 특징은 전통적인 조방농업(자연력에 의지하는 농업)에서 집약화 경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1990년대부터 축종별로 집중화된 생산지가 형성됐다. 동북과 중원은 육우 주생산지가 형성됐고, 사천, 호남, 산동, 하남, 호북, 강서 등에 돈육. 가금류는 산동과 하북지역에 집중돼 전국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축종별 사육두수는 2006년 양돈이 4억1,850만두에서 2010년 4억4,543만두까지 증가했고, 비육우는 1억465만두에서 1억626만두, 낙농우는 1,363만두에서 1,330만두, 가금은 48억3,700만두에서 53억5,251만두까지 성장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거대한 사육량이다.

축산업 빠른 성장 이면에 문제점 수두룩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축산계열화가 축산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특히 양계와 오리는 80%를 계열화사업이 차지하고 있고, 타 축종에서도 규모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류허사료, 원쓰그룹, 하이따그룹 등이 계열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류허사료는 1995년 개업해 340개의 계열사 보유, 4만5,000명의 직원, 2010년 기준 매출액 9조4,000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규모가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류허사료는 2007년 기준 사료판매량이 500만톤에서 2010년 1,048톤까지 빠른 성장을 보였다. 계열화 사업규모는 오리 7,000만 수, 병아리 1억3,000만수, 육계 1,000만수, 종돈 2만두, 비육돈 10만두 등 연간 출하량도 어마어마하다.

중국 축산 기업의 이런 발전이 위협적인 것은 일본과 한국까지 넘보며 점점 범위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항생제·성장촉진제 첨가 기준강화, 사료 공장 내 축종별 라인 분리 시행, 사료대리점에서의 농축사료 및 프리믹스 자가 배합 제한, 부적합 운영 사료공장 퇴출 등 식품안정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안정성에 대한 불신을 불러온 중국의 고질적 문제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1년 광동성에서 호르몬제를 투여한 정육 발생, 2005년 사천성에서 연쇄상구균 발생, 2006년 상해에서는 호르몬제를 투여한 정육이 다시 한번 발생했고, 2008년 멜라민 사태에 이어 2010년도 역시 호르몬제를 투여한 정육이 또 다시 발생하는 등 문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축산 농민들이 백신과 방역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질병이 발생 축산물도 쉽게 유통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양관리 수준이 낮은 농가들이 대다수여서 질병 발생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 중국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축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국내 축산시장을 위협하기는 아직 미흡하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해 오는 중국 축산 시장을 견제할만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은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