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의 힘으로 한중FTA 중단

“이명박 정부, 한미FTA도 폐기해야”
“농민을 위한 정권 창출 위해 여성농민이 나설 것”

  • 입력 2012.08.27 12:57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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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에게 한중FTA는 농사짓지 말라는 소리. 바람의 섬 제주에서, 전라의 황토에서, 경상도의 과수원에서, 충청의 고추밭에서, 경기의 수렁논에서 여성농민 2,000여명이 일손을 멈추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 모였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은 지난 22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전국여성농민대회를 열고, “여성농민의 힘으로 한중FTA를 막겠다”며 당당하고 신명나는 여성농민의 장을 만들었다.

더욱이 대회가 열린 22일은 농민에게 사형집행이라는 한중FTA 3차 협상이 중국 웨이하이에서 한참 열리고 있어, 한중FTA 중단에 대한 여성농민의 목소리는 특히 높았다.

박점옥 전여농 회장은 “긴 가뭄, 폭우, 불볕더위 등으로 농사짓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농기계값, 비료값, 농약값, 사료값 등 생산비는 올랐지만 각종 FTA로 농가의 소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우리가 한중FTA를 막아내고 대선 승리를 위해 오늘부터 논과 밭, 농촌의 농민들과 함께 힘차게 나가자”고 대회를 선언했다.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한중FTA 중단! 한미FTA 폐기! 대선 승리를 위한 전국여성농민대회'를 개최 2,000여명의 여성농민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중FTA는 즉각 중단돼야… 연대의 목소리 이어져
연대사에 나선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는 “한중FTA는 농민만 죽이는 게 아니라 중소제조업, 노동자들도 다 죽인다. 사회공공성을 망가뜨리고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못된 FTA다. 절차도 잘못됐다. 농민, 노동자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고 피해대책도 수립하지 않았다. 밀실협상이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는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FTA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최대이익 7조원을 내고, 현대자동차가 창사 이래로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국민들은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어쩔 수 없어서 추진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고 꼬집었다. 김영훈 위원장은 “99% 민중이 반대하는 한미FTA 폐기하고 한중FTA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을 농민의 품으로, 밭작물 직불제 확대, 정권 교체 주장도
전국농민회총연맹 이광석 의장은 “세계적으로 협동조합이 대안이라고 하는데 농협중앙회는 협동조합을 팔아먹었다. 경제사업 잘하기 위해서 금융지주회사 만들겠다고 해놓고는 농협을 이익만 강조하는 회사로 전락시켜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농협을 농민의 품으로 보내는 게 농협법 재개정이다. 농업 살리고, 농민 살리는데 함께하자”고 발언했다.

오은미 전라북도의원은 “하늘도 도와주지 않는 농사, 정부는 위로는커녕 FTA 하면서 농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다 못해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또 “작년 FTA 피해대책으로 밭농업 직불제를 도입했지만 신청률이 10%대밖에 안 됐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정책을 펴니 속 빈 강정이 됐다”며 “밭직불금 지원단가를 쌀직불금 수준으로 맞추고, 모든 밭작물로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더 이상 반농민, 반농업, 반농촌 정책을 묵과할 수 없다. 한중FTA 중단시키고, 한미FTA 폐기할 정권을 세워야 한다. 농민들이 요구하는 정책들을 과감하게 정부정책으로 수용할 수 있는 그런 정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선동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은 “중국농산물이 이미 국내 시장의 70%를 잠식하고 있다. 30%마저 중국에 내주고 농업을 완전히 죽이겠다는데 가만 둬야겠느냐”며 “이제 대선에서 한미FTA 폐기, 한중FTA 중단하는 대통령,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하고, 농가부채 해결, 농촌에 젊은 청년 오게 하는 농지개혁 할 수 있는 대통령을 농민의 힘으로 만들어가자”고 발언했다.

농민이 살맛나는 세상 만들자
집회 참가자들은 “더 이상 우리의 미래는 1% 부자를 위한 정부에 맡겨둘 수 없다. 지금 당장 한중FTA 협상 중단하라”, “우리농민들을 위한 정부, 식량주권 실현에 앞장서는 대통령을 뽑아 살맛나게 살아보자”고 결의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면서 서울시민에게 “여성농민이 모든 농사를 팽개치고 서울에 왜 올라왔는지 알려드리고 싶다”며 “지금 중국에서는 한중FTA 3차 협상 중이다. 농업에는 사형선고, 중소기업 붕괴, 삶에 악영향을 미칠 한중FTA다. 이명박 정부는 당장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여성농민대회가 한참인 오후 3시 30분경 여성농민 20여명은 “한중FTA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손피켓을 들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순신 동상 앞에서 옷을 갈아입고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까지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막혀 미국 대사관 앞까지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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