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 감귤값 약세국면 장기화 우려

생산량 작년보다 16% 많고, 김장철·대선 겹쳐 소비도 부진 - 수확 늦추고, 비상품과 출하 절대 삼가야

  • 입력 2007.12.09 13:41
  • 기자명 최병근, 고수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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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 감귤가격이 좀체 약세의 그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지난달 27일 ‘2007 노지 감귤 제3차 관측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하고 올해 산 감귤 생산량이 65만톤(±2만5천톤)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생산량은 지난해 57만7천톤 가량보다 무려 7만8천톤, 16%가 많은 양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감귤 생산량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겨울철 기온이 따뜻해 수세 회복에 좋은 영향을 미쳤으며, 생리 낙과기 저온으로 떨어진 열매도 적어 열매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강우량이 많아 비대가 잘 되었고 성목면적이 작년과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품질을 결정 짓는 지난 9월 이후 일조시간이 지난해보다 23.8∼61.8시간 적고 강수량이 많아 품질(당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도 지난 10월 제주도가 조사한 결과와 비슷한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10월에 발표한 농경연 자료에 의하면 농민들을 대상으로 출하 의향을 조사한 결과 1월까지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경우 2월 이후에 출하의향이 높을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2월 이후 출하의향 물량은 지난해 출하량 보다 3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 노지 감귤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지난 5일, 5kg 상품 기준 1만2천5백84으로 지난해 동기 1만5천원보다 16.1%나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같은 날 1만1천9백51원 보다 6백63원 올랐다.

가격전망에 대해 도매시장 경매사들은 입을 모아 당분간 약보합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락시장 고길석 중앙청과 경매사는 “김장철 및 대선으로 인해 12월초 과일 소비량이 감소되면서 당분간 오름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병헌 서울청과 경매사도 “감귤값 당분간 낮게 형성될 것 같다”면서도 “전체적으로 가격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출하물량은 감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경매사들은 강우량이 많아 감귤 저장과 유통과정에서 부패하는 과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최대한 수확을 늦게 해 품질 향상에 만전을 기해줄 것과 비상품에 대한 철저한 유통지도 단속으로 시장내 반입을 줄이고, 포장에 신경써줄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제주에서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현장 농민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제주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비상품 감귤의 소비를 할 수 있는 곳은 가공공장인데, 공장에서도 기준에 맞는 것만 받고 있어서 기준에 맞지 않는 감귤은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농민은 또 “특히 버릴 수밖에 없는 감귤이 생산량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하루 3만5천∼4만2천원의 인건비를 들여서 감귤을 따고 나면 과연 남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그러니 어쩔 수 없이 (감귤을)따지도 못하고 안 따지도 못하고 답답할 노릇이다.”고 현 상황을 토로했다.

특히 그는 최근 모 방송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모든 감귤이 다 후숙처리를 하는 것은 아닌데 소비자들이 그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제주 감귤이 모두 후숙 작업을 하는 것처럼 오인하고 있어 소비가 더 안 되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소비자 인식 변화를 간곡히 호소했다.

한편 제주도는 앞으로 0∼1번과와 상품으로 출하 할 수 없는 중결점과를 철저히 선별하여 반드시 상품인 감귤만을 출하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농민 등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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