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기생충은 공직을 떠나라

  • 입력 2012.07.23 10:27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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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지난해 12월 19일자 사설에서 ‘농업계 기생충은 떠나라’ 라고 주장했다. 얄팍한 전시행정으로 권력자와 국민을 현혹하여 일신의 출세만을 일삼는 자들, 정년을 마친 후에도 무슨 ‘포럼’이니 ‘연구회’니 ‘재단’이니 하는 것들을 만들어 놓고 적당히 정부와 관련부처의 눈먼 돈이나 챙기고 자리나 들여다보고 앉아 있는 자들을 우리는 농업계의 기생충이라고 규정하고 농업계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2일 전국의 양파·마늘 생산 농민들은 정부청사 앞에서 정부의 할당관세인하와 수입물량 확대에 반대하기 위해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시각 농식품부 장관은 부산에서 열린 한국농업정책학회의 하계세미나에 나타나 명색이 학자들이요 연구자들 앞에서 한국 농업·농촌은 희망이 있다, 농식품 수출로 승부해야 한다, 농가소득수준은 더욱 높아졌다, 1억 이상 올리는 농민이 2만 5천명에 이른다, 최고의 농정을 펴고 있다는 둥 듣기에도 민망한 얘기를 의기양양하게 자화자찬 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양파농가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더군다나 반론이라도 펼라치면 구체적인 자료를 내 놓으라고 윽박지르는 등 상식이하의 괴언만을 일방적으로 쏟아 내고 가버렸다. 농정 수장의 자세가 이러해서 그런지 요즈음 농식품부 고위 공직자들의 상당수가 안하무인이요, 교만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5월 국회에서 열린 한 국제세미나에서 농식품부의 한 고위공직자는 쌀 직불금을 ‘낭비’라고 표현하여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더니, 지난 10일 국회토론회에 참석한 농식품부의 한 고위 공직자는 농민을 아이를 꾸짓 듯 매를 대야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축산을 안 하면 곡물자급률이 높아진다는 둥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발언을 쏟아내는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농식품부의 일부 공직자가 공복(종)의 신분을 망각하고 주인을 가르치려 드는가 하면, 권한과 책임을 위임 받은 자가 권한을 넘겨준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하극상이 일상이 되어버려 우리를 슬프게 생각한다. 우

리는 이러한 일련의 농식품부 고위 공직자들의 망언과 파렴치함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이들을 ‘관료기생충’으로 규정하고 하루빨리 공직, 특히 농식품부에서 떠날 것을 요구한다. 인간으로서의 농민에 대한 이해와 경외심 없이는 어떤 농정도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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