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투쟁,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입력 2012.07.09 09:3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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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서울 시청광장에 전국 1만 5천여 명의 농민들이 모였다. 한·중FTA를 반대하기 위해서다. 100여년 만에 찾아온 가뭄에 모내기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던 농민들이 대거 상경해 대규모 집회를 성사시켰고, 천둥과 번개 그리고 폭우에도 농민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히려 하늘이 우리를 위해 울어주는 것이라며 집회를 이어갔다.

또한 한·중 FTA 2차 협상이 시작된 4일과 5일 제주 롯데호텔 앞에서 농민들의 피눈물어린 투쟁이 이어졌다. 밤을 새워 한·중 FTA를 반드시 막을 것을 결의하고 협상장에 들어가 기위해 온 몸을 던졌다. 경찰에 의해 옷이 찢어지고 끌려나오 면서도 농민들의 의지는 꺾기지 않았다.

이렇듯 ‘한·중 FTA 중단 농수축산비상대책위’가 30여개 농어민단체들로 광범위하게 구성되고 처음으로 열린 상경투쟁이었음에도 많은 숫자가 모인 것은 한·중 FTA가 가져올 어마어마한 파괴력 때문일 것 이다. 중국의 농업이 우리와 작부체계가 유사하지만 생산비는 우리의 20~30%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워 그동안 다른 나라와의 FTA에서 피해예상 분야로 꼽히지 않았던 신선채소류와 사과, 배 등 과일 분야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어 농민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한·미 FTA 와 한·EU FTA로 축산농가가 무너지고 대형마트에 수입과일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상황에 한·중 FTA까지 체결된다면 농업전반이 모두 무너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정부에서는 한·중 FTA 농업피해대책으로 친환경농업 육성, 가공·체험을 연계한 농가소득 및 농촌 활력 제고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러한 ‘피해대책’이 아니라 수입농산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짓는 것이다. 민감 품목인 농산물을 5년, 혹은 10년을 유예한들 그 이후에 농민들의 생존권과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농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를 나갔다 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대기업에게 선물처럼 내놓고 우리 농산물시장을 전 세계에 팔아먹고 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시장개방의 최대 피해자인 농민들이 다시 아스팔트로 나오고 있다. 벼랑 끝에서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기 위한 위기의 농민들의 처절한 저항이 시작된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와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노력에 국민들의 지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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