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낙하산 인사인가?

  • 입력 2012.06.25 09:3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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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특히 청와대의 압력으로 금융자본이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 농민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농협 금융지주회사가 출범 100일 만에 출렁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신충식 회장이 취임 98일 만에 전격 사표를 내고 은행장으로 물러앉았다. 일련의 상황에서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아니나 다를까 농협지주회사 회장으로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 회장이 전격적으로 임명되어 출근하다가 노조의 저지로 돌아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신동규 신임회장은 대표적 모피아(재경부 출신)로 ‘청와대 돌쇠’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한 친 청와대인사라고 전해진다. 최악의 낙하산 인사이며 청와대가 농협금융지주회사를 관치로 장악하기위한 모종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 하겠다. 신충식 전 회장이 겉으로는 본인 스스로 역할이 끝나 농협은행장만 맡기로 했다는 말을 했다지만, 많은 이들이 이미 윗선의 압력을 받아 사표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충식 전 회장이 사표를 낸지 2주 만에 신임 회장이 출근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후보추천위 등이 가동되긴 했으나 기다렸다는 듯 단일후보로 추천하고 승인했다는 사실과 모든 절차가 비밀리에 진행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모종의 힘이 작용했음을 감지하고 남는다.

특히 거대금융회사가 회장을 뽑는데 면접도 보지 않았다면 특혜중의 특혜를 받고 날아온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다. 하마평에 오르던 사람들을 제치고 제3의 인물인 신동규 신임회장이 농협금융지주회사를 맡게 되면 농민들이 우려했던 대로 농협의 금융부분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오로지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관치금융회사가 될 것이다. 지난 50여 년 간 농민들이 피땀 흘려 가꾸어온 농협이 농민입장과 정반대로 가는 것만 해도 분통터질 일인데 경영 합리화 등을 내세워 친 청와대 인사를 비민주적으로 보내 농협을 관치화 하려 하는 것은 독재정권에서도 보지 못한 역사를 되돌리는 일이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폐해의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떠오르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협동조합 원칙이 제시하는 자발적협동과 민주적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꾸로 청와대가 농협금융지주를 관치장악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구조조정을 해 자본의 이익을 자유롭게 한다면 이는 농협의 주인인 농민들을 부채노예로 만들고 농협의 노동자까지도 일자리를 잃게 돼 큰 사회적 고통이 뒤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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