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에 심장이 없다” 비판 목소리 커

농협경제연구소 ‘판매농협 구현’ 심포지엄 열어
전문가들 우려의 목소리 높아

  • 입력 2012.06.18 10:16
  • 기자명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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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판매농협 구현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 이후 지정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지난 12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과 국민에게 다가가는 판매농협 구현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농협 관계자들과 농식품부 관계자, 농업과 협동조합 전문가들 20여명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고 전국 각지의 농협 관계자들 20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무엇보다 주목을 이끌었던 것은 경제사업활성화 추진계획(이하 계획). 사업구조개편의 이유인데다 사업구조개편이 얼마나 농민들에게 실익을 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박세묵 농업경제기획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산지유통을 규모화하고 전문화 ▲농축산물 유통계열화 ▲자립경영을 구축해 산지농협 출하금액의 45%인 5조원을 중앙회가 책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첫 주제 발표 후 토론에 참여한 각계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역농업 네트워크 박영범 대표는 "시설과 돈에 관한 계획만 있지 사람에 대한 투자가 빠져 있다"고 문제 삼고 "이 많은 사업들을 자본, 저문성과 역량으로만 밀고 가다보면 대기업의 구조정과 똑같은 모양새를 취할 것. 올해가 세계협동조합의 해이지만 농협은 협동조합 정체성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양승룡 교수는 "경제사업활성화는 정부 일정에 따라 추진할 사업이 아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농민과 농민단체들과 협의하며 추진해야 한다"고 사업구조개편의 졸속 추진을 문제 삼았다. 이어"보통 사업을 하려면 소비자를 파악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생산을 계획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농협의 계획은 이를 거꾸로 접근하고 있다. 이래선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 자명하다"며 쓴소리를 더했다.

 

“농협은 심장 없는 협동조합. 오히려 재벌에 가깝다”고 비판한 한겨레신문 김현대 선임기자.
한겨례신문 김현대 선임기자는 "계획을 보니 부자농협이 되겠다는 내용 일색이다. 협동조합의 심장이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금산분리와 공정거래법의 상호출자제한 등에서 일반기업과 달리 농협은 협동조합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이 이를 집요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다른 기업들의 공세 속에서 특혜를 지키려면 농협이 농촌과 전체 사회에 대해 순기능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분명 외면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협법 개정에 따라 사업구조개편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농협의 사업구조개편과 경제사업 계획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거세다.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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