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쌈채류 재배로 틈새시장 공략, '산세로영농조합법인'

유기농업으로 기른 채소, 소비자 반응도 좋아

  • 입력 2012.05.29 09:14
  • 기자명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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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군 산세로영농조합법인 쌈채류 재배로 틈새시장 공략 ‘산세로영농조합법인’ 유기농업으로 기른 채소, 소비자 반응도 좋아 강원도는 최근 농경지는 줄어들고, 밭경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산이 인접한 횡성과 평창은 인삼이나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 횡성 에 도착하니 논보다는 밭작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브로콜리, 상추, 더덕, 고추 등 하우스에서 자란 채소들과 들판에 뒤섞인 채소들이 아름다운 색을 뽐내고 있었다. 여기는 10여 년 전부터 쌈채류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조합원으로 모여 각자가 만든 약으로 농사짓는 ‘산세로영농조합법인’이다. <김명래 기자>

유기농업은 나를 살리는 농법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화동리에서 유기농으로 쌈채류와 과채류를 생산하고 있는 이기형(39) 씨. 그는 원래 장미를 재배하던 농부였다.

장미는 연중 하우스 농사를 짓는데, 일주일에 한 두번 하우스에 들어가 세 시간이 넘도록 농약을 뿌렸다고 한다. 농약의 나쁜 성분으로 인해 원인 모를 코피를 자주 쏟기도 했다. 이 씨는 독성에 대한 폐해라고 생각했다. 마스크를 쓰고 몸을 감쌌지만 독한 농약이 온몸에 묻는 것 같아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두려움에 장미농사를 포기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장미농사를 짓던 하우스에 토마토 5,000평, 대파와 쌈채류 1만 2,000평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작목을 바꾸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이 씨는 “장미와는 전혀 다른 채소로 작목을 바꿨기때문에 초기 시설투자를 많이 했다. 채소류로 얼만큼 수익을 낼지는 알 수 없었지만 유기농으로 정직하게 지으면 승산은 있을거라는 기대를 했다”고 말했다.

이미 관행농법으로 장미를 키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작물은 다른 방법으로 키울 계획을 세웠다. 유기농으로 짓다 보니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제일 좋은 건 직접 개발한 방제약을 마음껏 써도 된 것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약을 쳐도 인체에 해가 없고, 농사에 대한 자신감도 생겨 마음은 한결 가볍다고 한다.

▲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의 산세로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은 1,290톤이 넘는 쌈채류를 생산·유통하고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법인의 채소들은 생협, 하나로마트, 백화점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 만드는게 중요
산세로영농조합법인은 횡성군 둔내면 지역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조합원들이다. 조합원들은 30~40대 젊은이들로 구성돼 이들이 생산한 감자,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양상추 등 쌈채류는 연간 1,290톤을 출하하고, 매출액도 20억 원이 넘는다.

이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 낸다면 판로는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10여년 전의 쌈채류는 각광받는 작목이 아니었다. 조합원들은 횡성지역이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유리하고, 쌀의 소비가 감소할 것을 예견하고 쌈채류로 주 작목을 변경했다고 한다.

조합원들은 그 때의 결정에 대해 많은 밤을 지새며 고민했지만 지금의 결과를 놓고 보면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군에서도 유기농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보조금 혜택을 주고, 다른 지역의 농민들도 산세로영농조합법인을 배우기 위해 모이는 것을 보면 10년 전 선택했던 결심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조합원들은 유통업체에 안정적으로 납품하기 위해서는 물량확보가 관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래서 초창기 10명의 출자조합원과 함께 70명의 준조합원을 확보하고, 저온저장시설과 포장시설을 갖추고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지역 채소재배는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온이 낮다 보니 봄부터 가을까지 재배하고, 겨울에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법인은 가공제품 시설을 설비해 조합원들이 일 년 내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산세로영농조합은 생산성 위주의 고투입 농사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농업환경을 유지하고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국, 농민들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농산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생산하는 농민이 관심과 애정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게 조합원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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