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로 미국 관광 갔다 왔냐"

미국 현지 조사단, 광우병 발생 목장 방문도 못해

  • 입력 2012.05.14 13:46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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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지 보름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안전성만을 강조하면서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서규용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농수산식품위원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그 짓을 왜 하느냐”고 목을 빳빳이 세웠다. 또 미국 현지 조사단은 실효성이 없다는 우려대로 광우병 발생 농장 방문도 못하고 돌아왔다. 조사는 미국 수의관과 농무부 관계자의 중개로 옆방에 있던 농장주와 서면 문답을 진행하는데 그쳤다.

▲ 정부가 수입 중단 약속을 뒤집고 검역 강화 외에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시민사회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광우병위험 감시 국민 연석회의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에서 전화로 가능한 일에 혈세를 낭비한 것”이라며 “견학단, 관광단에 불과한 총체적 부실 미국 현지 조사단”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현지 조사단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광우병 발생 농장을 직접 방문해 광우병에 걸렸던 젖소의 사육 일지, 이력관리 기록, 사료일지 등 방역 체계 전반을 검토하는 것이었는데 농장주의 사생활 보호 때문에 현지조사를 부실하게 진행했다”며 “미국 농장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국민의 건강권과 안전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와 한살림도 각각 지난 8일과 7일에 기자회견과 논평을 하고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급식연대는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협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및 급식 중단을 촉구했다. 한살림 역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과 단체급식 사용 금지, 유통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전량 회수를 주장했다.

아울러 전국여성연대는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iCOOP생협, 서울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 수입 및 판매 중단 1인 시위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 4년 만에 다시 점화된 촛불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청계광장에서는 4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국민주권 지켜요, 수입중단’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수입중단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사회를 본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민생위원장은 “절망의 반대말은 희망을 향한 투쟁”이라며 계속 촛불을 이어갈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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