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업으로 위기 한국농업 활로 찾아야”

통일쌀 보내기 운동 등 통해 범국민적 공감대 급선무
재생산 가능 농업협력 지향…농업공동협력위 큰 기대

  • 입력 2007.12.03 11:2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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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이 재창간 1주년을 맞아 5차례에 걸쳐 기념특집으로 기획 연재했던 ‘통일농업’에 대해 실제 현장에서 대북농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각 단체에서 대북지원을 하면서 느꼈던 애로사항, 성과점 등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좌담회는 지난달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통일농수산사업단 회의실에서 열렸다, 좌담회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최병근 기자〉

특별좌담회 참석자
▶장경호     통일농수산포럼 정책실장(사회)
▶최재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김원일     통일농수산사업단 기획운영국장
▶강민수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측위원회 농민본부 사무처장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대북사업1팀 부국장
▶전강석     (사)경남통일농업협력회 회장
▶김    선     굿네이버스 대북협력부 특수사업팀장

▶장경호= 2차 정상회담이후 남북농업협력이 확대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농업을 매개로 하는 통일을 지향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계기가 없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농업협력과 관련해서 각 단체의 사업을 소개해 달라.

▶김선=지난 1995년부터 대북사업을 시작해 97년에 젖소 보내기 운동을 실시해 현재까지 5백10두 정도 북에 지원을 했다. 젖소를 지원하다 보니 사료가 필요했고, 제반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에는 통일부와 합동으로 남포지역에 연간 5만∼10만톤을 제공할 수 있는 사료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홍상영=1996년 옥수수 지원 사업부터 시작했다. 단순하게 식량지원을 넘어서 농업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자제, 기반, 농법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시에는 서로를 잘 몰랐기 때문에 추상적으로 접근이 이루어 졌는데 2002년부터는 구체적인 사업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북측이 가장 선호하고, 농법과 연관이 있는 농기계 지원 사업을 시작해 왔다.
특히 2003년부터는 구체적으로 콤바인, 경운기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농기계를 비롯해 부속품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

▶전강석=북쪽에서 키운 딸기모종 1만주를 가져와 남쪽에서 재배에 성공하여 올해는 그보다 2배 더 많은 2만5천주를 북에서 키워올 계획이다.
사업을 하면서 2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첫 번째는 북측의 주민들이 절박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출발해야 하며, 두 번째는 통일농업의 지속성이었다.

▶강민수=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크게 인도적 지원사업과 정치적 교류협력 두가지다.
지난 2001년부터 교류를 시작해서 이루어낸 성과라면 2003년에 열렸던 1차 남북농민대회를 남북농민 1천3백명이 모여서 이루어 낸 것이다. 올해에는 93명이 평양에서 연대모임 형태로 행사를 진행했다.
인도적 지원으로는 2001년부터 대북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3억8천만원 상당의 비닐을 보냈고, 2004년에는 비닐, 2006년에는 북측의 요구에 의해 비료를 지원했고, 올해는 2억상당의 비닐을 보냈다.
우리단체는 주요하게 민간차원의 지원협력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 환경조성을 하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 한국농정신문이 재창간 1주년을 기념하여 연재했던 ‘통일농업’을 마무리하면서 지난달 28일 aT센터 통일농수산사업단 회의실에서 전문가 초청 특별좌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최재관=남쪽의 쌀 값 안정과 북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통일 쌀 보내기, 쌀 대북지원 법제화 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17만평에서 수확된 쌀을 오는 12월 4일 서울 여의도에 모여 대북지원 법제화 대회를 한 뒤 사회적 이슈화 할 것이다.

▶장경호=정상회담 이후 농업협력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나?

▶최재관=우선은 민관이 함께하는 농업협력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될지 제일 궁금하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정부계획에는 없지만 남과 북의 민간부분에서 서로 도울 부분들을 빨리 포착해서 경제협력위원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선=수행주체를 민간으로 넘겨서 자율성을 확보해서 실행했을 때 대북지원 사업의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농업만이 아니라 다른 대북협력사업을 살펴보면 정치적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이 민간단체였다.

▶홍상영=정부가 농업부분에 대해서 추진하는 방식에 아쉬움이 많이 있다. 농업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건의료 부분은 민간단체에서 추진해 온 것이 많다. 그러한 단체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을 실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또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농민단체의 입장이 중요하다. 북의 쌀이 남으로 들어올 때 통일부는 농림부의 눈치를 보고, 농림부는 다시 농민단체의 눈치를 보는 것이 실정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고민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자가당착에 빠질 우려가 있을 것이다.

▶전강석=남측의 농촌사회는 고령화로 인해 더 이상 농사지을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볼 때 통일농업밖에 길이 없다. 그나마 정상회담에서 큰 틀을 합의하고 기초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강민수=운동적 차원에서는 인도적 협력 분야는 남과 북의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지원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치적 수준에서, 특히 정부 부처 내부에서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중앙과 지방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농민단체도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고민의 연장에서 대중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할 방안으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통일 쌀 보내기 운동이었다.

▶최재관=농민단체들은 우리의 운동을 통해 마음을 작동하게 하는 것을 최종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대중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홍상영=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관계도 상당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며 그에 따라  농업분야도 따라서 발전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관점과 원칙을 바로 잡아가야 할 것이다.

▶강민수=지금까지 추진 해왔던 사업들을 과제화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상업적인 영농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지금은 영농기술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 할 때라고 생각된다.

▶김선=사고의 틀을 크게 가지고 갈 필요가 있다. 북에서 무언가를 가져올 때 농업만이 아니라 광업도 얻어올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농업과 광업을 연관시키는 것은 정부가 통합적인 사고를 할 때만 가능하다.

▶장경호=다음으로 각자의 단체가 가지고 있는 농업협력 방안과 계획과 서로(각 단체, 정부)에 대해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해보자.

▶전강석=경상남도와 함께 대북지원 사업을 하고 있고, 일부 통일부와 개별단체 등에서 지원을 받는다. 현재 장교리에 1백25만평정도 남쪽방식으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는데 이를 전체 면적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서로 소통과 공유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농민단체는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문제들은 진보적인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서 끌고 나가면 좋을 것 같다. 농민단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한다.

▶김선=현재 대단위 영농을 북측에 협의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최첨단만을 요구하다 보니 결국엔 기계를 사용할 사람이 없어서 시설이 도태되고 있다.
현재 민간단체들은 모금에 의존하여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제는 북이라는 특화된 모금시장이 한계에 달해서 대북지원 사업을 진행할 때 예산확보 쟁탈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상거래와 정부지원밖에 자금 마련 방법이 없다. 정부에서 사업 공모를 해서 아이템을 발굴해 내는 방법도 있을 듯하다.

▶강민수=기본적으로 우리 역할은 사회적 분위기 만들어 내는 역할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지는 못하고, 통일 쌀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정도 수준이다. 향후에는 북측과 함께 축구경기나 토론회 등을 개최 하면서 분위기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최재관=성과들을 체계화 할 방안이 급선무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대중적으로 접촉면을 넓혀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홍상영=최근에 새로운 전략으로 축산 업체와 이야기해서 지원하는 방법과 지자체나 개별단체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남북농업공동협력위원회를 ‘반관반민’ 형태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위원회가 가지는 명확한 목표가 없으면 안 된다. 만약 반관반민 형태라고 한다면 “농업에 있어서 명확한 목표는 무엇이냐?”라고 되묻고 싶다.
이와 관련해서는 농민단체에서 통일농업에 대한 확실한 개념정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원일=통일농수산사업단의 향후계획은 금강산 삼일포, 금천리 협동농장 사업에 기본적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판단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유지?보수하는 수준으로 진행 할 것이고, 개성은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적인 지원을 벌여 나갈 것이다.
이제까지 협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농업협력은 일방적 지원시기에서 재생산을 하기 위한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
대북지원 사업을 하다 보니 농민운동, 통일운동 진영보다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농민통일운동 진영에 향후 더욱 많은 활동을 당부 드린다.

▶장경호=서로 개별적으로 남북 농업 교류 협력 사업을 해오던 것에서 이번 좌담을 통해 서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공유하면서 더욱 폭넓은 사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이 자리를 계기로 더욱 많은 고민들이 도출되어 사회적 관심과 합의가 도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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