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강야(巨與强野) 시대의 농업정책

  • 입력 2012.04.16 10:28
  • 기자명 한국농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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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1총선이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어 과반수 이상을 획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이른바 보수세력의 총결집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정권재창출의 위기를 느낀 보수세력이 박근혜 위원장을 정점으로 새누리당 주위에 총결집한 결과라는 것이다. 보수세력의 일부 영역을 차지하고 있던 자유선진당이 몰락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 지지층들이 대거 새누리당으로 결집했다는 것이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중심의 야권연대는 140석을 획득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거두었다. 그 이유는 대체로 야권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지지층의 외연확대가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초 투표율 55%를 기준으로 여당과 야권연대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었고, 실제 투표율은 55%에 조금 미달함으로써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야권연대의 지지층 외연확대가 투표율 55% 기준선을 넘어서는 데 실패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농촌지역에서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인 것도 한 몫 했다. 이로써 제19대 국회는 거대 여당과 강한 야당이 존재하는 형태로 출발하게 됐다. 새누리당의 농업정책은 MB정부의 농정과 동일한 것인데 비해 야권연대는 농정의 방향전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는 농민에게 매우 아쉬운 결과이다. 그만큼 한미FTA 폐기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지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중FTA 추진도 그만큼 속도가 빨라질 것이고, 쌀관세화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4년에 쌀시장의 전면개방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또한 현행 MB정부의 농업정책이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강소농, 수출농업 등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소수의 농업기득권 세력에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집중되고, 대다수 농민들에게는 시혜적으로 약간의 지원을 해주면서 기본적으로는 농가경제 조건을 더욱 악화시켜 농민들이 서서히 농사를 포기하도록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러나 비록 정부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야권연대를 중심으로 한 야당도 제18대 국회에 비해 더욱 강해진 힘을 갖게 됐다.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식 농업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힘이 조금은 강해진 것이다. 만약 12월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농업의 패러다임과 농업정책의 방향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가 농민들의 고통과 위기를 더욱 지속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겠지만 정권교체는 고통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출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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