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농민

  • 입력 2012.04.09 09:55
  • 기자명 한국농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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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가 코앞이다. 이번 총선에서 농민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농민들의 선택이라 할 만한 의미있는 투표 흐름이 만들어질 것인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총선의 큰 흐름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 여부로 모아지고 있는 지금 집권기간 내내 농민들의 의사와 요구에 반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온 정부여당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표심으로 모아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특히 한미FTA를 날치기 처리한 것만으로도 모자라 곧바로 한중FTA를 막무가내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행태만을 놓고 본다면 전국의 모든 농촌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물론 여당인지 야당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모호한 행동으로 지탄을 받아온 민주통합당의 일부 의원들까지 선거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타전되어야 마땅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소식은 잘 들려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농민의 입장을 가장 열심히 대변하여 의정활동에 임하였으며 한미FTA 반대 투쟁의 상징이 되다시피 한 강기갑 의원조차 지역구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일까? 농민들이 아직 덜 당해서 덜 분노하고 있는 것일까? 그럴 리 없다. 어떠한 왜곡도 없이 농심이 표심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선거판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민심을 왜곡하고 농심을 우롱하는 너무나도 많은 요소들이 아직까지도 버젓이 선거판을 장악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정부여당의 편에 서서 선거쟁점을 흐리고 물타기하기 바쁜 거대 언론과 방송사, 혈연, 지연, 학연에 의존하고 지배당하는 선거판, 권력과 부를 가진 후보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제도, 단 한 차례도 거른 적 없는 북풍몰이 등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왜곡해온 대표적 사례들이다. 노회하고 불건전한 정당일수록 낡은 정치수법에 의존하고 적극 활용하여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어왔으며 지금의 정부여당이 딱 그렇게 선거를 치르고 있다.

우리 농민들은 대체 언제까지 정부여당이 조장하는 낡은 선거풍토에 어리숙한 희생양이 될 것인가? 농민들의 절대다수가 한미 FTA 폐기만이 농업이 살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음에도 한미 FTA를 날치기 처리하고 앞장서 수용한 정치인들을 다시 국회로 보내는 우스꽝스러운 투표행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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