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일천명 규모의 대규모 소송인단 구성

비료업체 짬짜미에 고혈쏟는 농민

  • 입력 2012.02.20 10:09
  • 기자명 김명래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이광석)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비료값 담합 적발 이후 지역별로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지역 농민들은 농협중앙회 지역본부 앞에서 비료값 담합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인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 기자회견을 마친 전농 전북도연맹(의장 하연호)회원들이 분노가 서린 비료를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현관에 뿌리고 있다.
 

 

전농 제주도연맹(의장 박태관)은 지난달 19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도연맹은 농민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비료를 농협 등 발주업체가 사실상 단독이라는 점을 악용해 사전에 물량과 투찰가격 등을 조절한 것은 농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국제 원자재 값 인상으로 가격이 올랐다는 농협의 설명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할 수밖에 없었는데, 실제로는 가격 인상이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조작된 사실이라는 것”에 분노했다. 이어 “소값 하락과 월동채소 파동으로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 건지는 마당에 가격 입찰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에만 혈안이 돼 있는 비료업체들은 농민들의 등에 비수를 꽂은 격”이라고 규탄했다.

제주도연맹은 “부당한 구매계획을 철회하고 가격을 인하하고, 남해화학이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만큼 중앙회가 책임지고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집단소송을 통해 농민들의 권익을 찾겠다고 밝혔다.

전농 광주전남연맹(의장 박행덕)도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료값 담합에 참여한 남해화학을 비롯한 비료업체들을 규탄했다. 광전연맹은 “농협중앙회 자회사 남해화학이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라며 “농협중앙회와 남해화학의 유착 의혹도 반드시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전연맹과 한농연은 “농민 피땀을 되찾고, 이러한 일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비료값담합 농민집단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광주전남지역 모든 시군 농민들이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농 전북도연맹(의장 하연호)도 13일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도연맹은 “화학비료 시장의 42.5%를 차지하는 가장 큰 업체인 농협 자회사 남해화학이 중심에 있다는 것은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영농생산비 절감을 명분으로 내세운 농협중앙회의 계통구매가 오히려 농민의 부담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농자재 담합이 비료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농민은 아무도 없다”며 “지난 2010년에도 농협중앙회의 농약 불공정 거래 사실이 밝혀지는 등 농협계통구매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농협법 통과로 농협중앙회가 지주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앞으로 이러한 담합과 입찰 비리에 휘말릴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하고 “농협중앙회장의 사퇴와 농약, 비닐, 사료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철저한 감사” 를 요구했다.

전농 진주시농민회(회장 김군섭)와 강병기 예비후보(진주을 통합진보당), 김상학 경남도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진주 통합진보당)도 지난 13일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화학비료 담합 집단소송 청구인단 모집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진주시농민회는 “피해 농민들 스스로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 나섰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강병기 예비후보는 “그동안 의혹으로 여겨오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철저한 감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민 후보로서 국회에 간다면 농자재 공급원가 공개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농 포천시농민회(회장 백성일)도 비료업체들의 담합사실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지역으로 들어오는 곳곳에 게시하고, 농협중앙회의 공식사과와 부당이익금에 대한 반환을 요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공정위의 비료업체 담합사실 발표직후 ‘비료업체 담합 부당이익 반환청구 집단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한미FTA 국회비준과 농산물 가격폭락, 한중FTA 추진 등 총체적인 위기에 처한 농민들의 현실에서 농민의 힘으로 권리를 실현하고, 향후에 발생할 농자재 업체들의 부당행위를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농 곽길자 정책국장은 “지역에서 많은 농민들이 소송에 관심이 있고, 농민회를 중심으로 포스터를 부착하거나 선전물을 만들어 마을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남해화학이 농협의 자회사고, 동부한농 지분 절반을 농협중앙회가 소유하고 있음에도 관리감독 없이 방관했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해 농민들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전농은 오는 23일까지 1차로 1천명 규모의 대규모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3월초에 본격적인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김명래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