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농정의 동향과 전망 토론회’ 지상중계

“농정목표인 규모화정책은 대안이 아니다”
농림부, 농업·농촌식품부로 변경 주장도

  • 입력 2007.07.30 13:35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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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량주권이 세계농정의 주된 흐름이며, 농림부의 정책목표인 규모화정책은 우리의 농업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새 농정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박의규)가 주관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최정섭) 주최로 23일 한국마사회 대강당에서 열린 ‘세계농정의 동향과 전망 토론회’ 자리에서다.

 전기환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종합토론에서 “한국의 농업정책은 다른 시각도 있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이 한 시각으로만 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제3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농업의 가치를 상품이 아니라, 문화, 인간생존의 인권문제 등을 농업의 가치로 다르게 조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총장은 “식량주권은 농민의 식량 생산을 하는데 토지, 수자원, 종자의 권리를 생산자가 갖는 것,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권리”라고 설명한 뒤 한국에서는 식량주권을 식량안보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관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세계농정의 동향과 전망' 정책 토론회가 지난 23일 한국마사회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또 그는 “식량주권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법으로 정하고 있으며, 제3세계 국가의 식량 문제는 주권과 안보의 문제로 흐르고 있다.”고 세계 농정의 흐름에 대해 평가했다. 전 총장은 또 “농업의 문제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민 모두의 문제로 인식해 국민의 동의를 얻어 국민과 함께 하는 농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의 농업정책은 국민에게 안전한 농산물 제공, 식량주권 실현, 환경 친화적이며 다원적 기능에 접근하고, 남과 북을 아우르는 보완적 농업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21세기 농업의 목표는 국가공공산업으로 법제화, 식량자급률 법제화, 단계적 친환경농업전환, 남북공동농업정책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기환 사무총장

 전 총장은 또 앞으로 10년 후면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며 “후계인력을 양성하고 농업을 유지발전 시키기 위해서는 농업에 다양한 가치들, 희망의 대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식품을 농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지현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의 식품 정책과 시사점이란 주제발표에서 세계의 농정 흐름이 식품을 농정에 포함시키고 있어, 우리나라도 식품 업무를 총괄하도록 농림부의 명칭을 ‘농업·농촌식품부’(가칭)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외국의 식품정책 추진동향은 식품안전에 중점을 두기 위해, 모든 식품공급을 일관 관리하는 이력추적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식품안전관리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해 소비자 신뢰 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특히 농림부의 정책목표인 규모화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여론이 많았으며, 일부의 찬성주장도 있었다. 김재수 농업연수원장은 “규모화 위주의 농업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전제한 뒤, “35년 동안 규모화 만능주의를 주장했지만, 농가당 0.92ha에서 1.43ha로 불과 0.5ha 증가했다”면서 “6ha까지 규모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시장만능주의는 농업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헌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농업정책연구소장도 “영농 규모화는 대안이 아니다”며 “초유기체적인 협동 경영체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현출 농림부 농정국장은 “규모화라고 추구하는 것이 6ha이다.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쓰기에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농업인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규모화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탁 명구 한농연 사무총장은 “DDA 협상, FTA 등이 진행되고 있어 농민단체가 설자리가 있겠느냐”며 “그동안 타성적으로 농민단체가 큰 소리치고 어깨에 힘만 주고 다니는 것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탁 총장은 “농민단체가 농민입장을 100% 대변하지 못하지만,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변화하고 혁신하겠다. 농림부를 비롯한 공무원들도 혁신의 모습을 보여 달라”며 향후 한농연 운동방침의 변화를 암시해 주목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홍수 농림부 장관을 비롯해 황민영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인식 농촌진흥청장, 서승진 산림청장, 임수진 한국농촌공사 사장, 정귀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이우재 한국마사회장, 서인석 농협중앙회 상무, 박의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등 5백여명이 참석했으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에서는 최세균 박사의 세계농정의 흐름과 시사점, 새로운 농정패러다임: 농촌정책, 식품정책에 대해서는 각각 송미령 박사와 최지현 박사가 발표했으며 이어 김병률 연구위원의 사회로 김재수 농업연수원장이 미국 농정에 대해, 김종철 농림부 정주지원과장이 EU의 농정에 대해, 김홍우 식물검역연구소장이 일본 농정에 대해, 이헌목 한농연 농업정책연구소장이 우리나라 농정현황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2부 종합토론은 성진근 한국농업경영포럼 이사장 사회로 ‘세계농정의 흐름에 비추어 본 한국농정 방향’이란 주제로 박현출 농림부 국장, 사공용 서강대 교수, 오내원 선임연구위원, 윤원근 협성대 교수, 이정희 중앙대 교수, 이태호 서울대 교수, 전기환 전농 사무총장, 탁명구 한농연 사무총장, 홍준근 농단협 사무총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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