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한번 소 키워보라는 축산농민들의 분노

  • 입력 2012.01.09 10:29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일 전국의 축산농민들이 소 2,000두를 몰고 상경투쟁을 시도했다. 비록 경찰들의 봉쇄에 의해 상경투쟁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소 값 폭락에 따른 축산농민들의 분노와 절규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한우의 경우 500만원~600만원 정도하던 1등급 암소 값이 1년 사이에 반값인 200만원 선으로 폭락했는가 하면, 육우의 경우에는 숫송아지 한 마리에 1만원으로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료 값마저 1년 사이에 17%~30%이상 급등하였다. 정부는 소 값 폭락의 원인을 사육두수 증가로 보고 뒤늦게 한우암소 도태장려금 지원 등의 대책과 소비촉진 대책을 내 놓았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고 뒷북치기라는 지적이 많다.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두당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지원하는 암소 도태장려금의 경우 원가도 남지 않아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정부가 미봉책을 내놓고 실제로는 소규모 축산 농가를 구조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 법이다.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되면서 한우 사육두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구제역 이후에도 증가추세가 이어졌고 가격은 상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때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한우공급과잉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지만 정부는 수급안정을 위한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2008년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을 통해 거의 모든 부위를 수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한우·육우 가격폭락을 부추긴  셈이 되었다. 실제로 지난 5월까지 수입된 외국산 쇠고기가 43.5% 증가하였으며, 이 중 미국산 쇠고기 수입비중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가량 증가해서 40%에 근접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국내 한우·육우 농가의 구조조정이 필요했고, 때문에 미리부터 수급조절 정책을 실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농민들은 정부의 고급육 생산으로 경쟁력 강화라든지, 쥐꼬리만한 암소도태자금지원, 군납 같은 미봉책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축산농민들의 분노와 절규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한우수매, 사료자금지원 확대 및 사료구매자금 상환연기 등 적극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