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농사 제대로 지어보자

  • 입력 2011.12.30 09:39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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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아침 희망의 새해가 온누리에 떠 올랐다. 마치 암울했던 신묘년을 상징하는 검은 구름을 걷어내듯 구름 사이로 힘찬 붉은 빛을 쏟아낸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이젠 농업의 희망을 만들어 보자. 그리하여 이 땅에 누구도 꺾지 못할 농업의 백년미래를 만들어 내자.

지난 한 해는 농민들에게 되돌려 생각하기 조차 싫은 한 해였다. 구제역으로 온통 나라전체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농민들이 도륙이 되어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 들었다. 살려달라는 소리가 아비규환이었지만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한EU FTA 체결로 농민들은 공황상태가 되어버렸다. 자포자기로 농사를 걷어치우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낭패감과 열패감으로 남은 생을 정리하는 농민들이 허다하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이 땅 농민들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어느 누구도 한국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는 한미 FTA를 비준 서명함으로 농민뿐 아니라 99%의 절망에 불을 당겨 놓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한 해이기도 했다. 튀니지의 자스민 향기는 제3국가들의 민주화 열기를 만들어내고 결국 여러 아랍권의 장기독재가 타도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는 오랜 침묵을 깨고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의 독점을 거부하기 시작 했다. 미국에서 월가를 점령하면서 시작한 시위는 유럽으로 확산되어 워런버핏을 비롯한 부자들에게 경각심을 보여주며 정부들이 버핏세를 만들어 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는 한미FTA비준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의 함성을 만들어 냈다. 그동안 정부의 철저한 비밀주의로 내용을 알 수 없었던 한미FTA에 독소조항이 들어있음을 알고 분노하기 시작했으며 한미FTA폐기를 위해 힘을 함께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위한 시도들에 힘입어 2012년은 국민들이 날개를 펴는 해가 되어야 한다. 더욱 농민들이 희망을 만들어 내는데 모든 힘을 기울여 가야 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농업의 위기에 대해 걱정하는 국민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농업이 백년대계이며 주권을 굳건히 하는 중요한 것임을 아는 것이다. 기꺼이 국산농산물을 애용하겠다는 사람이 70%를 넘는다고 하니 농민들로서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농업, 농민, 농촌을 위한 정책에 농민들의 요구가 집중되었다면 이제 먹거리주권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노동자들과 주부들이 전면에 나서 우리농업에 희망의 씨앗이 되도록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저농산물 정책은 소비자도 노동자도 득이 되지 않았다. 다만 독점재벌을 키우는데 득이 됐을 뿐이다. 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이득을 나누며 균형을 맞추어가는 정책들이 생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제 농업은 거창한 구호보다 실제적 삶에 부합해야 한다. 전 세계적 기후변화는 국제 식량위기로 다가올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결국 위기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우리농업의 확대와 보전에 있다. 그러기 위해 생태적 가치나 먹거리 안전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학교무상급식은 정권을 뒤흔드는 힘이 있었다. 결국 시장까지 바꿔내는 힘을 소비자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서 농산물의 가격안정도 중요하다. 배추값처럼 천정부지로 오르다가 어느 때는 폐기물이 되어 버리는 것은 생산자나 소비자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회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물론 희망의 씨앗을 땅에 묻는 것도 우리가 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농산물의 안전한 공급에 대한 법과 안정적 공급에 대한 법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것은 생산과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누가 장악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거대 자본이 농업의 공공성을 시장원리만으로 운영하려 하면 농민과 소비자는 없고 자본만 남는 것이다. 농업의 공공성이 유지되는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은 농업에 대한 지대한 애정과 열망이 함께 해야 한다.

올해는 큰 선거가 두 번이나 있다. 그동안의 정권이 농업을 내동댕이 쳐버린 정권이라면 이제 농업에 균형적 시각을 부여할 수 있는 정권을 만들어야 한다. 찍어주는 것은 농업천시적인 생각으로 가득찬 정권에 표 찍어주고 농업을 살려내라고 안달하는 것은 모순이다.

우리에게 다가온 기회이다.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다시는 기회 같은 것이 오지 않을 수 있다.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농업을 만드는 정책은 그런 생각과 열의가 있는 정치세력이 만들어 낼 수 있다. 현 정권은 농업을 포기하는 정권이었음을 분명히 알고 한 표를 행사해야한다. 그래야만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맘 편히 농사짓는 날이 만들어지고 더불어 소비자들이 먹는 것으로 눈물 흘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면 남쪽의 농업이 살아 있어야 통일이후 민족의 식량을 계획 할 수 있다. 소비자와 노동자들의 튼튼한 연대 고리를 만들고 그를 통한 자본의 농업점령을 막아내야 한다. 2012년 농민들의 지상과제는 선거농사를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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