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을 보내며

  • 입력 2011.12.26 09:3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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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물론 나라전체가 어지러웠던 신묘년을 보낸다. 신자유주의의 모순이 내외적으로 터져 나오며 바깥으로는 제3세계의 자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요구가 봇물을 이루었다. 한편으로는 금융자본독점에 의한 민중들의 피폐를 거부하는 선언들이 서구사회를 발칵 뒤집기도 했다. 내적으로 보면 수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삶이 점점 피폐해지며 전혀 새로운 양상의 정치 변화를 목도하였다. 무엇보다도 농업계의 분노와 박탈감은 어느 해보다 더욱 심각했다.

전년부터 시작한 구제역광풍은 국내축산업의 존폐를 말할 정도로 파괴적이었고 농민들은 망연자실하며 삶의 용기를 잃고 말았다. 설상가상 한EU FTA로 인해 양돈을 비롯한 양계산업은 직격탄을 맞아 살아낼 방도를 찾지 못하는 형편이다.

여기에 미국으로 날아간 MB는 한미FTA를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약속을 하고 와 검증되지도 합의되지도 대안을 마련하지도 못한 채 덜컥 국회비준을 하고 내년2월에 발효하겠다고 나섰다. 한미FTA는 기존FTA와 달리 경제 공동체를 지향하기에 결국 우리나라가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다.

특히 농업에 있어 전체적으로 절반이상이 구조조정 당해야 하는 상황에 농민들은 당황해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농업마저 빈익빈 부익부현상으로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는 터에 한미FTA는 가난한 농가들에게 농사를 정리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유럽과는 다르다. 네덜란드는 꽃만 길러서 살아가며 덴마크는 우유만 짜서 살아갈 수 있는 유럽경제공동체가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위치는 항상 그것이 가능하지 않게 되어있다. 극동아시아의 전략적 위치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우리먹거리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할 경우에 닥쳐올 수 있는 미래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은 농업의 확장과 발전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신자유주의에 깊게 빠진 자본과 정부관료들은 일거에 무시하고 만다. 특히 MB는 돈장사에 이력이 있는지 금융자본의 전도사가 되려 하는지 농업을 피로 물들여 제단에 올리고 있다. 새해 중국으로 날아가 한중FTA를 합의하려고 한다. 남은 목숨마저 한칼에 날리려 하는 것이다.

신묘년, 농민들로서는 10년을 산 듯 할 것이다. 머리가 미나리 꽃처럼 세 버렸다. 하지만 우리에겐 땅이 있다. 땀을 흘릴 용기가 있다. 묵룡(墨龍)의해 임진년 농민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싹 티워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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