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우리는 또 다시 국회를 넘을 것”
국민들 “한미FTA 강행처리 저지하자”

야당, “한미FTA 반드시 막아 내겠다”
추위도 막지 못한 국민들의 촛불

  • 입력 2011.11.20 17:1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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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국회의원에게 전달할 메모판에 많은 서명을 남겼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여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과 박희태 국회 의장은 오는 24일 한미FTA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처리를 예고했다.

더욱이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범야권 진영도 한미FTA반대를 당론으로 내걸고 한나라당과 대척을 지고 있어 향후 한미FTA 처리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서 물리력 대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더불어 전농, 전여농 등 농민운동 진영에서도 광역별 동시다발 집회를 예고하고 있고, 지역구 압박수위를 더욱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4일을 전후로 한미FTA를 둘러싼 정국은 파행과 회생의 갈림길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와 야5당(민주노동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은 공동으로 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촛불문화제에 앞서 범국본은 이해영 한신대 교수를 초청해 한미FTA 길거리 강연회를 개최키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도 다수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촛불을 들었다. 검은색 스커트와 아이보리색 코트, 머플러를 두르고, 핸드백을 든 여성을 비롯해 등산복 차림을 한 시민들도 참여했다. 추운날씨 탓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의 손에는 따뜻한 캔커피 또는 커피 전문점에서 사온 커피를 들고 손을 녹이기도 했다.

고등학생들을 비롯해, 어린이와 같이 참여한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유모차를 몰고 나온 가족단위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혼자 참석한 여성들도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자유발언자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었다.

추운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모여 한미FTA 비준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 있다.
주최 측은 추운 날씨로 움츠린 참가자들을 위해 가벼운 율동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새시대예술연합이 준비한 한미FTA 반대노래 ‘장난하나’라는 노래에 맞춰 율동을 배우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 움츠려든 몸을 녹이기 위해 큰 몸짓으로 율동을 배웠으며 박수도 치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 50대 중년의 남성들도 촛불을 들고 율동에 참여했으며, 목발을 짚은 환자도 촛불과 한미FTA반대 손팻말을 들었다.

무대 주변에는 한미FTA반대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됐다. 이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으며, 국회의원들에게 보내기 위한 한마디를 적는 코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국회에서 꼭 한미FTA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자유발언에는 AIDS 환자도 참여했다. 이 시민은 “불치병이라고 알려진 AIDS는 최근에는 약만 잘 먹으면 치료된다. 하지만 한미FTA가 통과되면 AIDS환자 모두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높은 약값으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용자동차해고 노동자도 참석해 한미FTA를 막아내겠다고 다짐했으며 촛불문화제 중간에 김진숙 민주농총 지도위원에게 즉석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직접 전화연결이 되진 못했다.

임봉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가해 “한미FTA가 통과되면 쌀 수입이 자유화가 된다. 그렇게 되면 농민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농업의 뿌리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쌀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고 쌀값이 치솟을 것이다. 돈이 있어도 쌀을 살 수 없는 식량위기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위대하다. 우리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이다. 한미FTA 반대 촛불을 들어 내년 총선에서 찬성 국회의원들을 심판하자”고 경고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대신해 김종민 서울시당 위원장,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도 참석해 한미FTA를 국회에서 막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정동영 의원은 “더 많은 촛불이 모이면 한나라당도 한미FTA비준안을 강행처리 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미FTA에 찬성하는 지역구 의원들에 전화를 해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종민 서울시당위원장은 “한나라당의 (한미FTA)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그날 모두가 나서서 힘을 모아달라”며 “모두가 1인시위에 나서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올려달라. 그러면 한미FTA가 폐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범국본은 21일 오전 11시30분 민주노총 13층에서 문화다양성 협약과 정면충돌하는 한미FTA 비준 반대 문화예술인 기자회견을 연다.

범국본은 또 22일 11시 프레스센터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표자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1시30분부터 참여연대 느티나무에서 ‘치명적 독, 한미FTA 비상 국민토론회’를 연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해영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의 총론발제에 이어 식량주권과 한미FTA 농업협정(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개방(박상표 범국본 정책자문위원), ISD도입 이후에도 토지 공개념은 가능한가?(이태경 토지정의연대 사무처장) 등의 발제가 이뤄진다.

또 국가재정 예산과 한미FTA(신범철 경기대 교수), 한미FTA 공공부문 민영화와 요금인상(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위해물질 규제를 가로막는 한미FTA(이상윤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원), 네티즌 이용자에 대한 자본의 해적질, 한미FTA(오병일 정보공유연대 대표), 한미FTA와 입법․사법권침해(김행선 민변 변호사), 문화다양성협약 충돌문제와 전자 상거래(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상임이사) 등의 주제가 발표된다.

23일 오후 7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는 ‘나는 꼼수다’와 함께하는 한미FTA 반대 국제공동행동을 연다. 특히 미국에서는 22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보스톤, 호놀룰루, 휴스톤, 뉴욕, 시카고, 워싱턴DC 등 주요 도시의 한국 영사관과 대사관 앞에서 한미FTA 반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24일에는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한미FTA저지 3차 범국민대회,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26일 오후 6시에는 한미FTA저지 2차 범국민 촛불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역에서도 한미FTA 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범국본에 따르면 19일 광주에서는 민주당 김동철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주지역은 전주오거리 광장에서, 전남 지역은 광양, 여수, 순천, 목포, 강진, 화순 등지에서, 부산은 쥬디스태화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경남지역은 지난 16일 창원, 진주, 거창, 김해, 양산․밀양․남해 등지에서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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