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한미FTA반대 촛불

2008년 광우병 촛불 재현하는 듯
가족·연인·고등학생, 시민 자발적 참여 높아

  • 입력 2011.11.07 15:20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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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FTA반대 촛불문화제는 2008년의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의 재현인 듯 보였다. 고등학생을 포함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대표들도 참석했다. 민주당은 명동시내에서 한미FTA반대 전단을 시민들에게 나눠준 뒤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 시민 등 5천여명이 지난 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미FTA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촛불문화제에서는 국회의원들의 발언도 진행됐지만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서울대 병원 간호사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한미FTA가 통과되면 환자들의 개인정보가 보험업자들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국립병원도 민영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쳤던 2008년과 같이 고등학생들이 자유발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한 여고생은 “우리는 누가 선동해서 모인 것이 아니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며 “우리나라(지도)는 원래 호랑이 모양 이었는데 언제부터 쥐가 호랑이 등에 올라타려 하냐”고 비꼬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환호했다.

▲ 이 선을 넘지 마시오. 한미FTA 반대 손팻말.

또 다른 여고생은 “MB정부 동안 맘 편하게 지낸 적이 없다. 5년이 50년 같았다. 우리 몫까지 (어른들이)투표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며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데 듣고 계시냐”고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질문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울을 비롯해 파주 시민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파주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시민은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남아 서울시청 광장에서 축배를 들자”고 말하자 참가자들이 뜨거운 박수와 연호를 보내기도 했다.

촛불노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서울시민은 꼭 투표에 참여해서 진정한 대한민국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의 밥상은 협상대상이 아니다.

무대에 오른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긴장탓에 중간에 발언이 끊기면 자리에 앉은 참가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응원을 해주기도 했고, 경찰력이 대한문 주변을 경찰버스로 둘러 막아버리자 “차 빼라, 차 빼라”를 연호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선선한 가을 날씨 덕에 유모차를 몰고 나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연인들은 팔짱을 끼고 양손에는 ‘한미FTA 반대’ 손팻말과 촛불을 한 개씩 나눠들며 데이트를 대신하기도 했다. 또 일부 젊은 참가자들은 스케치북을 찢어 ‘무서워효 FTA’라고 적어 손팻말을 대신하기도 했다.

모금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미FTA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함이 돌자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갑을 열었다. 이들 시민들은 천원, 오천원, 만원권을 들고 모금을 하기 위해 모금함을 기다리기도 했다.

▲ 스마트폰을 활용해 촛불문화제 상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는 한 시민.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여기저기서 촛불과 ‘한미FTA반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대한문 앞마당이 시민들로 가득 차서 덕수궁 옆 돌담길 아래까지 참가자들이 자리를 펴고 앉았으며, 인근의 편의점은 음료를 사려는 시민들로 성황을 이뤘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한미FTA반대’, ‘이명박 정권 퇴진’이라고 적힌 손 팻말을 자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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