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전쟁’에 대비하라

  • 입력 2011.11.07 09:06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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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운 사이 지난 10월 31일 기점으로 지구상의 인류는 70억명을 넘어섰다. 이제 21세기의 미래는 에너지·자원 전쟁을 넘어 ‘식량전쟁의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그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에 근거한다. 기후환경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사막화 그리고 물 부족 등에 의한 곡물생산의 감소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만 하더라도 러시아와 흑해지역의 130여년만의 가뭄, 호주의 폭우, 인도·중국 등 건조지역에서 급속히 진행되는 농경지의 사막화 등과 같이 식량의 공급기반은 점차 축소될 수밖에 없게 됐다.

수요측면에서 보더라도 연간 7천300만 명의 인구가 증가하고, 중국·인도 등 인구대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폭발적인 농축산물 수요 증가, 특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의 증가는 곡물소비의 확대로 나타난다. 식량공급은 줄어들고 소비는 늘어나면서 전 세계 곡물 재고량은 1970년대 중반에는 수요량 대비 30%에서 현재는 절반수준인 18%에 머물러 있고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농업강국들은 곡물을 바이오 에너지 생산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국제 식량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 뻔하다. 국제곡물시장은 카길 등 곡물메이저들이 80%이상의 곡물을 장악하고 있는 독과점적 구조여서 곡물가격의 불안정을 더욱 확산시킬 우려가 매우 높다.

거기에 식량수출국들은 자국의 식량사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수출금지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어 있다. 2008년에는 태국, 베트남 등 세계 1, 2위의 쌀 수출국이 쌀 수출을 중단하여 쌀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이렇게 심각할 수밖에 없는 식량전쟁의 시대를 살아 가야할 우리는 어떤가. 칠레, EU, ASEAN 등 모두 8건에 57개국과 FTA를 발효시켰고, 한미FTA는 비준 중에 있으며,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 7건(12개국)의 FTA를 진행 중이며,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 10건(17개국)의 FTA를 준비하거나 연구 중에 있다.

이 모든 FTA는 농업부문의 피해를 강요한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농업, 농촌, 농민의 해체적 위기임은 물론 결국 식량주권의 확보는 요원해 질것이 자명하다. 이제 우리 시대의 성장만능주의와 농업, 농촌, 농민 홀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각종 FTA가 국가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식량전쟁에서 패망할 망국적인 작태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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