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전업농 농민들이 자신들이 재배한 벼를 조사료용으로 수확하다 주변 농민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고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 28일 한국쌀전업농 당진군연합회(회장 정혁모)는 공동경작지인 당진 석문간척지 논에서 조사료 수확기를 이용, 수확을 앞 둔 벼 1만 4천평을 사료용으로 수확했다. 총 4만8천평 중 나머지 3만4천평은 주변 농민들의 격렬한 항의로 중단된 상태다.
이들 농민들은 “쌀을 전문으로 재배하는 쌀전업농회가 어떻게 자신들의 상징인 쌀을 가축사료로 벨 수 있느냐”며 항의했다. 농민들은 “아무리 정부가 계약위반을 내세우며 압박한다 해도 축산단체도 아닌 쌀전업농단체가 어떻게 그럴수 있냐”며 한탄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쌀전업농 정혁모 회장은 “벼 조사료 작업 하는 것을 오늘 연락 받고 사무국장에게 중지할 것을 지시 했으나 장비 임대 문제로 곧바로 중지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쌀전업농회는 이날 늦게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1만4천평의 벼만 사료로 채취한 후 작업을 중단 시켰다고 밝혔다.
석문간척지 피해대책위 측은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농식품부가 염해와 습해 등 경작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계약이행을 강요하기 때문”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쌀전업농회가 벼를 사료용으로 수확하던 바로 그 날 농식품부 한성권 사무관이 현지조사차 석문간척지를 방문했다. 현장을 둘러본 조사원들은 “석문간척지의 작황이 이렇게 나쁠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벼 이외에는 소득작물이 없다는 것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한 사무관도 “각 필지별 조사결과를 갖고 최대한 농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반영시킨 개선안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희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