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선거용인가?

  • 입력 2011.09.11 21:37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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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창립50주년을 맞이해 성대한 기념행사가 개최 됐다. 농민조합원이 4만 명이나 동원됐고 대통령까지 참석했다.

작금의 농민현실은 과시용 대규모 행사에 참가 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농민들은 장마,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농가경제가 풍비박산 직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농협 내부적으로는 전대미문의 농협 전산망 장애를 야기시켜서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50년간 농민들의 피와 땀으로 쌓아올린 농협의 공신력은 하루아침에 땅에 떨어졌다. 공신력은 생명인데 근본이 무너진 것이다. 그로 인한 피해는 장기적으로 농민 조합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러한 사태에서 최원병 회장은 시중 은행장에 버금가는 연봉을 받으면서도 자신은 비상임이라 책임이 없다는 발언을 하여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이 자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때에 수십억 원을 써서 기념행사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송훈석 의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50주년 창립기념행사에 33여억 원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농협은 50주년 창립기념행사로 전산망사고가 나고 불과 50일만에 KBS열린음악회를 개최하고, 추석대목을 앞두고 4만여 명의 농민조합원을 동원하여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다.

농민들의 가장 큰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추석을 앞두고 대목 준비에 바쁜 농민조합원을 대규모로 동원하여 행사를 한다는 발상 자체가 농협이 농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무리를 해서 창립기념행사를 치른 이유가 올 연말에 있을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세간의 이야기가 있다.

재선에 나서려는 최원병 회장이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여 간접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6일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여 장시간 머물면서 최원병 회장과의 돈독함을 과시하였다. 동지상고 선후배간인 대통령과 최원병 회장의 관계를 생각하면 농협과 청와대의 정치적 계산이 없었다고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농협창립 50주년은 지난날을 성찰하며 한국농업의 회생과 농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자리였어야 했다. 자화자찬식 기념행사를 반기는 농민들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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