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우유 불똥 축산농가 태운다

  • 입력 2011.09.11 21:34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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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시민모임에서 유기농우유가 품질이나 성분량에서 보통우유와 차이가 없음에도 가격차는 2배에서 3배나 더 비싸다는 발표를 했다.

소비자들이 소비주체로 물건 값을 분석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박수를 받을 일이다. 그러나 이번 소비자시민모임의 발표는 단순비교에 의한 오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유기농산물은 생산비가 많이 들고 힘도 많이 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농은 지속가능한 농업과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출발됐다. 이는 기존의 수탈식 농업을 벗어나 인간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기농이 목적하는바에 동의하며 그것을 더 키워내기 위한 마음으로부터 소비의 시작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이른바 공정소비, 착한소비를 말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생산자가 얼마만한 노력을 기울여 생산한 물건인지를 보고 거기에 합당한 가격을 기꺼이 내 놓게 된다. 이번 유기농우유 관련보도로 소비자들이 혼란과 배신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발표한 단체가 좀 더 신중한 자세를 가지고 했어야 옳다. 마침 원유값이 오른 상태에서 우유 값이 올라갈 것을 우려한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행위였다면 소비자단체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닐 것이다.

또한 세칭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값을 올려 받으면 그것이 좋은 품질을 보장이라도 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유통업체들의 마케팅도 문제이다. 요즘은 유기농이 대세이다 보니 유기농이 아닌 식품도 유기농의 탈을 쓰고 등장하곤 한다.

그동안 정부는 유기농에 대해 정책적으로 지원해 왔다. 물가인상이 불안해지자 우유 값으로 여론조작을 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하수중의 하수다. 하루아침에 유기농사의 목을 조를 수도 있는 영향력 있는 보도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

현대 농업은 소비자들의 소비행위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소비행위가 당대는 물론 후대에까지도 같이 누릴 수 있는 행위인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무작정 저렴한 가격을 원하면 생산자원은 고갈 되고 말 것이다.

이것은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인간성회복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생명을 중시하며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먹을 때 세상에 평화가 온다고 했다. 이번 보도로 유기농 축산농가들이 받을 타격이 자못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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