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피해 보상하라”

김제 농민들, “KTX공사로 수해피해 발생”
관리사무소장, “피해조사위 결정 수용”

  • 입력 2011.09.10 07:58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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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공사로 인한 수해피해를 당한 농민들의 집요한 연구와 투쟁으로 시행사가 피해조사위원회를 구성 하는데 합의 하면서 이후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의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김제지역 농민들이 KTX 교각 설치에 따른 물막이 공사로 만경강 상류지역은 농작물이 침수, 관수됐고 하류지역은 농작물 침수 및 토사유입으로 인해 벼가 매몰 되는 등 수확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시공사인 A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 하고 나섰다.

김제시 백구면 농민들은 지난 8일 오전 10시 고속철도 공사를 벌이고 있는 유강리 인근에서 ‘백구면 수해피해 보상 촉구대회’를 열고 시행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피해 농민들은 이번 집중호우로 다른 지역은 관수된 논에 대파비로 1ha당 110만원, 침수된 논은 1ha당 10만원의 농약 값이라도 보상이 되지만 하천부지는 이마저도 지원이 전혀 안 되는 실정이라며 시행사가 이에 따른 철저한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에 따르면 피해가 일어난 이 하천부지는 아무리 비가 많이 오더라도 하루가 지나면 물이 빠지는 곳인데 올해는 3일이 지나도 물이 빠지지 않았다며 이의 원인으로 KTX 교각 설치에 따른 물막이 공사를 꼽았다.
김제시 백구면에 거주하는 송송남 씨는 “40년간 농사를 지어 왔지만 물 피해 한번 없었는데 고속철도 교각설치에 따른 물막이 공사로 농경지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박흥식 김제시수해피해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호남고속철도 3-3, 4-1 공구 공사로 인해 용지면, 공덕면이 피해를 봤다”며 “이로 인해 200ha의 논이 4일 동안 물에 잠겨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 창고를 지을 때도 배수로를 만들고 공사를 시작하는데 하물며 국책사업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조차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은 집회 중간에 공사 시행처인 A사 현장사무소로 이동, 소장을 만나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제시수해피해대책위원회 박흥식 위원장은 “현재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하천 일부구간을 흙으로 쌓아서 막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장은 “(하천을)다 막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적인 원인은 아니며 그간 강우량이 많았고 자연재해 영향이 크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소장은 일부 피해를 인정한 뒤 “수확이 끝나고 나면, 논으로 유입된 토사와 자갈을 거둬서 원상복구 하겠다”라고 말했다.

“피해보상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농민들의 질문에 소장은 “농민들이 주장하는 피해규모나 피해율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피해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을 받아서 조치가 내려지면 수용 하겠다”고 답했다. 피해조사에 따르는 비용은 농민측과 협의해서 결정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들 농민들의 집요한 추궁과 항의 끝에 관리소 측은 시공사, 감리단, 피해농민, 농어촌공사 등으로 구성된 피해조사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오는 15일 1차 피해조사를 실시 한다는 구체적 일정도 합의했다.

이날 시공사 관계자들과의 항의방문에 함께한 김영미 김제시의회 의원이 “관리사무소장은 자연재해로 몰아가고, 농민들의 마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 같다”라고 질타하자 소장은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적극적으로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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