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수입농산물을 판매하지 말라

  • 입력 2011.09.04 13:21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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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선 농협매장인 하나로마트에서는 암암리에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경남도내 일부 하나로마트 판매장에서는 국내 생산이 가능한 포도, 중국산 참깨, 도라지 등을 취급했고 서산에서는 수입산 콩을 사용한 두부를 제조·판매했다고 한다.

한술 더 떠 지난 7월 조합장 모임에서는 수입 농산물을 포함하여 품목을 확대키로 했다고 한다. 감독기관인 농협중앙회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를 승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농협 및 농협중앙회, 그리고 정부가 보이고 있는 이같은 행태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은 이윤 창출이 제일의 목적인지 모르지만 협동조합은 이윤의 창출이 최우선 목적이 아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1995년 제시한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관련된 정의를 보면 그 어디에도 이윤창출이라는 말은 없다.

협동조합의 목적은 자본에 대한 이윤추구를 위해 조직되는 것이 아니며 조합원에게 이용상의 편익을 제공함으로써 그 생산 및 생활여건을 개선하는데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목표와 정체성을 내팽개 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

외국농산물을 취급해서 얼마나 더 매출을 올리고 배당금이 늘어나는지는 모르지만 돈 몇 푼 더 벌자고 협동조합 본연의 목적과 정체성을 헌신짝처럼 내팽개 칠 수는 없다. 설사 배당금을 조금 더 받을 목적으로 조합원들이 수입농산물 취급을 용인하려 한다면 이 또한 말려야 할 일이다.

배당금 몇 푼 더 받는 것 보다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정직하게 제공하는 것이 더 소중하며, 결국에는 농협의 하나로마트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식량주권과 우리 농업·농촌을 지키는 길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더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농협이 발전하는 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나로마트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이를 감독하고 말려야 할 농협중앙회와 농식품부는 수입농산물 판매로 얻어지는 수익금을 기금화 한다는 등 궁여지책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매사를 정도로 가야 한다. 편법은 언젠가 끝장이 날 수 있고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따라서 수입 농식품을 농협조직이 판매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당장 그 발상은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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