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 전국여성농민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며

  • 입력 2011.08.21 22:48
  • 기자명 임은주 전여농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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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시청광장에서는 전국 3,000여 명의 여성농민들이 모여 한-미 FTA 저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밭작물직불금 전면 확대를 위한 전국여성농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전국여성농민대회는 지난 4월 4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중앙위원회에서 결의되었고 각지역, 각급의 여성농민회 임원과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준비한 4달 동안의 노고가 나타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수 십 년 동안 이어진 농업정책의 실패와 이명박정부 들어 더욱 가속화된 신자유주의 농정으로 우리 농민들은 더욱 바쁘고 궁핍하며 한숨 돌릴 여유를 잃어가고 있고, 여성농민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논과 집과 돈벌이를 찾아 빙글빙글 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여농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여성농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이유는 벼랑의 가장 끝자리에 서 있는 여성농민들이 더 이상 비켜설 자리가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와 한나라당에서는 한-미 FTA를 처리하고자 안달이 나 있다. 재협상을 요구 하고 있는 내용 중에는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을 15년 이내에 관세 철폐하여 1,531개의 품목가운데 16개를 제외한 99%의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는 미국의 값싼 수입농산물의 증가로 국내 농산물 가격의 폭락을 불러오게 된다.

한-미 FTA협상이 타결된 이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4만 4천명이 넘는 낙농, 축산, 양돈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했고 파산한 농민들의 숫자가 두 배로 늘어 난 결과를 보면 농업의 붕괴와 농민의 파산을 막기 위해 한-미 FTA는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것이다.

서너 달 전만 해도 배추 값이 똥값이라 이른 봄부터 정성껏 키운 배추를 트랙터로 갈아엎었는데 이제는 궂은 날씨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아 금값이 된 채소를 두고 뉴스에서는 연일 추석 제사상을 걱정하고 있다.

작년 149만 톤의 쌀 재고량이 너무 많다며 사료로 쓰겠다고 해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받았던 쌀. 그러나 올 10월의 예상재고량은 작년의 절반을 좀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우리 농민들은, 우리 여성농민들은 역대정권의 살농정책과 신자유주의에 뿌리를 둔 돈 버는 농업으로 허리가 꺾여 농산물값이 금값일 때도 별 재미를 못보고 똥값일 때도 힘들다.

재고량이 적어도 별 볼일 없고 재고량이 넘쳐도 괴로울 뿐이다. 농산물을 사먹는 국민들도 널뛰는 농산물가격에 매일 먹어야 하는 김치를 담글 때조차 가격눈치를 보며 양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에 농민들은 적절한 농산물 가격을 보장받고 국민들은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데 이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가 답이 될 수 있다.

지난 폭염에 세 명의 여성농민들이 밭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밭과 여성농민들의 관계를 나타내는 단면으로 여성농민들은 밭과 함께 긴긴 세월을 보냈다. 밭은 국민들의 반찬거리를 제공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자동적으로 얻어지는 홍수조절, 공기정화, 지하수 저장 등의 환경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온 국민들의 식량을 적정하게 생산하도록 돕고 환경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논농사에서 적용되는 직불금처럼 밭직불금도 시행되어야 한다. 지금 일부 지역에서 밭 농업에 대한 지원조례가 제정되어 있기도 하고 조례 제정 없이 밭농업 직불제를 시행하는 제주도도 있지만, 밭농사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중앙정부와 모든 지자체가 밭직불제를 실시하고 밭직불금도 확대해야 한다.

여성농민들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8월 25일 전국여성농민대회도 농업, 농촌, 농민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까만얼굴 짧은 머리로 제주도에서, 전라도에서, 경상도에서, 강원도에서, 충청도에서, 경기도에서 모인 여성농민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눈빛을 보고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농업을 살릴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지역으로 돌아가는 전국여성농민대회. 떨리는 마음으로 전국여성농민대회를 준비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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