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생산비 상승요인 철저히 대비하라

  • 입력 2011.08.17 17:49
  • 기자명 오미란 광주여성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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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물가가 비상이라고 언론이 요란하다. 과수의 작황이 좋지 않고 배추값, 삽겹살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수입으로 대체하는 기사가 매일 지면을 오르내린다. 그러나 어느 구석에도 폭우나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와 더불어 생산비 인상요인이 발생한다는 기사는 없다.

장마 뒤 폭염이 오게 되면 온갖 병충해와 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가뜩이나 없는 돈에 병충해 방제비가 높아진다. 친환경 농가들은 품이라도 사서 벌레를 잡아주어야 한다. 돈들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당연히 농작물 수확 이후 생산단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높아진 생산비가 가격에 반영될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농사란 농민의 노력과 기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날씨라는 천재지변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측면이 크다. 그래서 먹거리 생산의 자립이 중요하다. 올해는 유난히 기상이변이 심한 해이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강화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상이변은 단순히 가격의 폭락과 폭등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농작물의 품질 및 생산비 단가 상승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폭우든 폭염이든 농민들의 근심은 커져가는 것이다.

과채류와 삼겹살 가격폭등이 지속되자 정부는 벌써부터 신속하게 수입량을 무제한 늘리고 있다. 심지어 특정 작물은 무관세를 적용하여 수입하겠다고 한다. 작년 가을 배추값 폭등 현상이 빚어지자 정부는 재빨리 중국산 김치를 대량 수입했다. 그 여파로 봄배추 가격은 완전히 폭락해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건지고 갈아엎어야 했다.

그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수해로 인한 농산물 가격폭등 소식에 무관세니 무제한 수입이나 하고 시끄럽다. 결국 농민들 주머니는 얇아지고 수입업자는 돈을 벌고 국민의 식단은 불안에 놓이게 될 것이 뻔하다.

올 가을은 분명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 물론 가격도 올라갈 것이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자 정부는 물가를 핑계 삼아 농산물 무관세 수입품목을 늘리고 심지어 돼지고기 수입에 비행기 항공료까지 지원하고 있다. 마치 물가의 주범이 농산물인 것처럼 호도하면서 수입업자의 배를 불리는 정책을 보면서 올 가을 상황이 눈앞에 뻔히 보인다.

하반기에는 물가비상이 확대될 것이다. 공공요금(버스비, 지하철, 가스, 전기 등)은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기름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세계곡물시장의 동향 또한 심상치 않다.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물가정국에서 농민들의 생산비 역시 덩달아 오를 것은 뻔하다. 농자재 가격이 오르고 농업 노임이 오르는데 작황까지 좋지 않으니 올 한해 농사지어 빚더미만 커질 것이 벌써부터 우려된다.

휴가철이라고 산으로 계곡으로 해외로 여행을 떠나지만 잠시도 논밭에서 눈을 뗄 수 가 없는 농민들에게 올 가을은 더 걱정이 클 것이다.

그나마 작물이 잘 자라고 더 이상 태풍이나 수해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휴가가 되는 셈이다. 정부는 당장 가격이 오른다고 무턱대고 수입장벽을 낮출 것이 아니라 올 가을 농산물 수확량, 현재 소비요구량과 대체작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급적이면 수입확대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올 가을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와 물가상승 요인이 반영된 적정선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유통관리를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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