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오곡백과 얼먹고
정부대처에 농민가슴 멍든다

  • 입력 2011.08.09 07:44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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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 중에 반짝 날이 들자 한 과수농이 소독을 하느라 바쁘다.

연일 계속되는 장마와 이상기온 때문에 들판과 산밭에 오곡백과가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은 벼도 고추, 수박, 참깨 등 채소도, 과일도 제대로 여무는게 하나도 없는데 정부가 물가 잡겠다고 무작위로 던지는 돌팍에 등이 깨지고 가슴이 무너진다며 괴로워하고 있다.

계속된 폭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병해충이 들끓고 작물들이 웃자라거나 시들어 죽는 현상이 속출하자 최악의 흉년을 예고하며 농심이 사나워지고 있다.

2일 예산군 고덕 들판에서 만난 농민 신아무개씨(61)는 “고추니 참깨니 콩이니 밭농사는 이미 틀렸어. 고추 1000포기 심었는데 죄다 죽어서 읍내장으로 고추 팔러갈판이여”라며 속상해 했다.그는 또 “논농사도 잎마름병과 도열병이 보이기도 하는데 아직 모르지. 일조량이 부족해 앞으로도 문젠데…. 풍년들면 뭐하나. 정부가 벌써부터 쌀금 내릴려고 도끼눈을 뜨고 덤비는데 그저 만만한게 농민이니 당해줘야지”라고 체념한 듯 말했다.

수박 등 탄중·신원리 일대의 열매채소 피해도 심각하다. 여름의 대표 소득작물인 수박의 경우 연일 계속된 비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조량이 부족해 당도가 높지 않고 크기도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고 장마가 끊이질 않으니 소비도 줄어든 것.

수박농사를 짓고 있는 김아무개씨(49, 예산 발연리)는 “일찍 판 사람을 빼고는 모두 얼먹었다. 배추 때문에 속 썩어 후작인 수박이 늦어진 영향도 있다. 열무 등 잎채소를 심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품삯도 못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의 대표 농산물인 사과도 일조량 부족과 잦은 비로 병해충이 들끓고 과육이 제대로 크지 못해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가 밝힌 지난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두달동안의 강수량은 1019.7㎜로 평년 390.6㎜보다 무려 629.1㎜(261%)나 더 내렸다. 강우일수도 6월 중에 11일, 7월 중에 21일이나 된다.

일조시간도 286.1시간으로 평년 453.3시간에 견줘 167.2시간(63%)나 적었다.

들판과 산밭에서 농민들이 이런 이상기온과 맞서 오곡백과를 지켜내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면서 공공비축미 저가방출, 육류와 채소류 수입 등 농민들을 절망케 하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7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정부를 향해 “쌀값이 폭락할 때는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더니 쌀값이 조금 오르니까 전국농협RPC에 쌀을 싸게 방출하지 않으면 자금지원을 줄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yes무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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