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 동쪽 사람의 말

  • 입력 2011.08.01 09:28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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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물난리로 피해를 본 농민들이 채 복구도 하기 전에 국지성 호우가 중부지방을 할퀴고 있다. 어느 해나 장마 후 국지성호우는 있게 마련이다. 올해만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닌데 산사태에 홍수에 농작물뿐만 아니라 사람들까지 죽어나가고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꼭 육칠십 년 대 물난리를 만난 것 같다.

문제는 삽질이라고 하는 토목공사에 있다. 온 나라가 토목공사에 시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수많은 토목공사가 사람들을 위해서 있어야 하는데 토목공사 자체에 있는 것처럼 여기저기를 허물고 뜯고 야단도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개발이라고 하는 것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인가.

4대강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백안시하며 금방 세상이 황금으로 변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 정부의 토건정책을 부추기고 있다. 그것이 수해를 몰고 왔다면 억지일까? 실제로 낙동강, 금강유역의 농지침수는 4대강을 파헤친 결과로 나타난 피해이다. 또한 이곳저곳의 산사태 원인이 산지를 함부로 개발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피해를 입은 사람 모두가 인재라고 말하지 않던가.

뭔가 오해가 지배 하는 세상이다. 공자가 태어난 곳이 곡부(曲阜)라는 곳이다. 곡부는 지금의 산둥성이다. 이곳은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이다. ‘제나라 동쪽 사람들의 말’라고 하면 쓸데없는 말, 귀담아 들을 가치가 없는 말이라고 한다.

제나라 사람들은 상업을 중시하여 상업 문명이 발달하고 장터가 많았던 것으로 장에서 벌어지는 말들이 군자로써는 담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라서 그런 말이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물난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혹시 공맹을 모두 섭렵하고 그 가르침을 따르시는 정부관료들이 국민들의 요구를 모르쇠 하는 것은 ‘제나라 동쪽 사람들의 말’로 들리는 것은 아닐까.

그도 그럴 것이 4대강사업을 그토록 반대해도 결국 강행 하더니 물난리를 키웠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인정하라고 200일을 넘게 싸워도 들은 척 않고, 각종자연재해와 수입개방으로 농민들이 힘들어 죽겠으니 대책을 세워 달라는 요구도 묵살하니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연재해는 반복 되는 것이다.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반복되는 자연재해 앞에 무기력하게 대처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강제적 힘으로 자연을 다스리려 한다면, 더욱 그것이 자본을 키우기 위한 행위라면 언제나 자연은 인간에 역습으로 보복하게 될 것이다. 자연을 다루는 행위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 판단하면 간단하다. 국민들의 말을 ‘제나라 동쪽 사람들의 말’로 치부하는 순간 자연 재해는 인재로 돌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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