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참외 대부분 물에 잠기거나 말라죽어

[호우 피해 전국종합]4대강때문 아니냐 주민 의혹 불거져
정부 피해규모 축소… 4대강공사 피해 덮기에 급급

  • 입력 2011.07.18 10:29
  • 기자명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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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주산지인 경북 성주군은 비 피해에 4대강 공사로 인한 피해까지 겹쳤다.
성주군 용암면 동락리 일대는 낙농강 유역으로 4대강공사의 일환인 농지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는 곳 중 하나. 이곳이 이달 초 장맛비로 물 빠지는 곳이 흙으로 막이면서 주변이 물에 잠겨버렸다.

이 마을 주민에 따르면 “태풍 루사가 왔을 때도 물이 넘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도랑이 넘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입은 곳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성주군 대부분의 참외밭이 물속에 완전히 잠겨버렸다. 물에 잠기지 않은 밭도 땅이 물을 많이 머금게 되자, 2~3일 뒤 햇빛이 나면서 작물들이 모두 말라죽어 버렸다. 땅 속의 물이 마르면서 수분 증발량이 많다보니 속뿌리가 죽어버린 것.

성주군 선남면 관화리 이기학 씨의 참외농장은 이번 큰 비로 하우스 3동이 물에 잠겼다. 인근에서 여주표 씨가 키우던 참외하우스 6동은 물에 잠기지 않았는데도 햇빛에 말라 죽어버렸다. 두 곳 모두 참외농사를 완전히 망쳤다.

안동댐 방류안해 상류 큰피해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이렇게 피해가 큰 이유를 4대강 공사와 연결시키고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농어촌공사에서 운영하는 안동댐에서 적정담수량이 넘어가도록 물 방류를 하지 않으면서 특히 안동댐 인근인 경상북도의 북부지역의 농지들이 큰 침수피해를 입었다는 것.

이와 관련 이재동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사무처장은 “댐은 적정담수량이 넘으면 물을 방류해야 한다. 그런데 댐 물을 방류하면 강의 수위가 올라간다. 전에 같으면 방류를 했어야 할 상황인데…”라며 4대강 공사로 인한 피해들이 알려지면서 지역 여론이 나빠지자 방류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사무처장은 “댐 상류지역의 농작물들이 엄청 많이 피해를 당했다. 방류를 안하니 수위가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번 폭우로 인한 농경지 피해가 ‘미비하다’라고 발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사무처장은 “실제와는 다르다. 정부는 변명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하며 “4대강공사와 연결시키지 않으려고 피해 규모를 더욱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재동 사무처장의 참외농장도 1,340평이 물에 잠겨 죽었고, 나머지도 젖었던 땅이 마르면서 참외가 말라죽어 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황수진 기자> 

논산, 부여 등도 물폭탄   “천재 아닌 인재” 농민들 한숨

논산과 부여 등 충남지역도 집중호우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논산시 성동면 일대는 수박과 상추 등 하우스농사가 집중되고 있는 곳이다. 이 일대에서 농사를 짓는 이관희씨(58세)도 큰 피해를 입었다.

그는 “수박은 조금만 물이 차도 망치는데, 이번 집중호우에 하우스가 잠겼다”면서 “상추도 모두 녹아내려 건질 것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인건비를 고스란히 물어야 할 상황이라 어려움이 더한 실정이다.
농민들은 “농업에 들어가는 기반시설과 농배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피해는 반복된다”며 농배수 시설이 잘 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또 이같은 집중호우 피해를 두고 기관별로 책임미루기 공방을 하는 것도 농민들은 못마땅하다는 것. 농민들에 따르면 “이와 같은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 간에 4대강 사업 때문이다, 농배수로 시설 문제다 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서 볼썽사납다”고 혀를 찾다.

 

▲ 논산시 성동면 일대 하우스는 거의 대부분 침수피해를 입었다.<사진=설동후 기자>

 

부여군 홍산면에도 논벼와 하우스 등 50ha의 물난리를 겪고 있다.
부여군농민회 이진구 회장은 “이 지역에서 재배하고 있는 벼, 멜론. 고추, 딸기모종 등이 모두 침수피해를 입었다”면서 “집중호우가 내린 날 배수펌프장 기계고장이 났었다는 증언이 있어 이를 토대로 피해대책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정·설동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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