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시민사회진영, 대북쌀 지원 팔 걷고 나서

세계식량계획, 북에 43만톤 지원해야
국제사회 대북 식량지원 잰걸음
한국정부는 대북쌀 지원 외면

  • 입력 2011.06.14 14:5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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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북측에 쌀을 지원하기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는 가운데, 농민 및 시민사회진영이 쌀 대북지원에 미적거리고 있는 한국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 농민, 시민사회진영은 광범위한 대북쌀 지원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반도평화실현을 위한 통일쌀 보내기 국민운동본부(통일쌀보내기 운동본부)는 14일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통일쌀 모내기 및 통일모 나누기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북측에 쌀을 지원하는 것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열쇠라며 조속한 대북 쌀 지원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지난 10년간 지속되어 온 정부의 대북 쌀 지원은 남북관계의 발전에 기여해 왔을 뿐만 아니라 수입개방으로 인한 국내 쌀 재고 증가를 조절함으로 써 쌀 값을 안정시켜 왔다며 이는 통일조국의 자립경제와 식량주권의 토대를 준비하는 첫걸음 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남북관계가 고비를 맞을 때 마다 쌀 대북지원은 남북관계를 푸는 열쇠였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결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실천이었다며 공식적인 대화채널을 통해 서로의 불신과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한반도평화실현을 위한 통일쌀 보내기 국민운동본부가 14일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통일쌀 모내기 및 통일모 나누기 행사를 열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 유정상 기자>

 

향후 이들 농민, 시민사회진영은 범국민적인 통일쌀 보내기 운동으로 대북정책을 바로잡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대중적 통일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사회적 합의를 넓혀내고 정부 차원의 대규모 쌀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각계, 각층과 연대하고 공동의 실천들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광석 전농 의장은 “쌀을 나누면 평화가 온다고 우리농민들은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며 “우리의 노력들이 마중물이 되어 북에 쌀을 지원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요근 한국농민연대 공동대표는 “우리 농민들이 이북에 쌀을 지원해 달라고 이 정부에 요구해 왔지만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북녘 동포와 함께 쌀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북에 쌀을 주자는 것은 생명을 나누고 통일을 열어가는 것인데, 이 정부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쌀은 평화이다. 하루빨리 쌀을 지원해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통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통일의 뜻을 안고 자라주렴.

 

이날 행사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이광석 전농 의장, 임봉재 가톨릭농민회 회장,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은 서울시청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화분에 심어진 벼 모종을 나눠줬다. 이날 시민들에게 나눠준 벼 모종은 200여개의 화분에 심어진 것으로 전북 고창에서 가져온 ‘황금노들’이라는 품종이다.

한편 지난 4월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지역을 현지 방문한 결과를 보고서로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610만명의 취약계층이 식량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9만7천톤의 곡물과 13만7천톤의 영양식품 등 총 43만톤의 5개월분 식량을 긴급히 지원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북 식량지원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나, 한국만 여전히 정치적인 이유로 대북식량지원에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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