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 나는 불로초, 양파

  • 입력 2011.06.13 14:17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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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싹이 나기 시작하는 양파 때문에 신경 쓰며 음식을 했었는데 장에 나가니 어느 사이 벌써 햇양파가 나오기 시작했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익히면 달달해지면서 다른 재료와 잘 섞일 뿐 아니라 음식의 맛까지도 좋게 해주는 양파를 나는 좋아해서 언제나 햇양파가 나오는 계절이 되면 욕심껏 사다가 저장해 두고 장아찌도 만들고, 김치도 담그고, 튀김도 해먹는다. 일부는 발효시켜 두었다가 고기를 요리할 때 설탕대신 넣기도 하는데 질량 대비 설탕의 약 50배에 달하는 단맛을 가졌다고 하니 가능한 이야기다.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양파는 전 세계인들에게 훌륭한 식품으로 인지되고 있으며, 피라미드 속 미라의 눈과 겨드랑이에서 양파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양파가 죽은 사람에게조차 활력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학설도 있다.

삼국시대부터 먹어 온 것으로 알려진 파와는 달리 1906년에 서울 뚝섬에 원예모범장이 설치되면서 양파의 재배기술과 품종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으니, 한국인들이 양파를 먹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 여 년에 불과하다고 추정된다.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졌지만 인간의 몸에 좋은 성분이 150가지 정도가 발견되었다고 하니 정말 경이로운 식물이 아닐 수 없다.

▲ 양파

경남농업기술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추출물이 암과 관련된 효소의 활성화를 저해하므로 피부암이나 위암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양파 껍질에 들어 있는 퀘르세틴이라는 생리활성물질은 세포의 산성과 지방의 산화를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운 맛인 알릴계의 휘발성분은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 시킨다.

또한 양파의 글루타티온 유도체는 간장의 해독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술을 자주 먹는 사람이나 특정 약물에 중독되었거나 임신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양파를 즐기고 있는데 유럽인들은 적포도주 한 병에 약 두 개의 양파를 넣어 이삼일 두었다가 양파는 건져내고 당뇨나 정력 감퇴 등에 좋다며 양파와인으로 마신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식초를 양파에 부어 열흘 이상 두었다가 두통, 변비, 치매 등에 도움이 된다며 마신다. 호주사람들은 우리처럼 고기와 함께 구워 먹고, 프랑스에서는 스프로 만들어 먹는다. 고기를 구울 때 양파 즙을 넣는 몽고인들을 흉내 내어 고기와 함께 양파를 다져서 구워 먹는 독일의 햄버거도 있다.

돼지감자나 도토리 등이 구황식물로 오래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 온 것처럼 중세 영국에서는 서민들의 구황식이기도 했고,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사랑 점을 치고 영원한 사랑을 새기는 매개가 되기도 하였다 한다.

한방에서 양파는 양총(洋蔥)으로 불리는데, 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하며 폐(肺)를 이롭게 하고 위를 건강하게 하며 기를 돋운다. 해독살충의 효능이 있으며 고혈압과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혈당을 내리고 항암작용을 하며 소화불량이나 위산 부족, 장염, 이질에도 도움을 주며 감기에도 사용한다. 하지만 피부 소양증, 안질, 열이 있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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