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달콤함, 하고초

꿀이 많아 “꿀풀”이라고 불려
여름 지나면 볼수 없는 꽃

  • 입력 2011.06.07 10:07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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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의 한 산골마을에서는 해마다 늦봄이면 벼농사를 짓던 다랭이 논에 보랏빛 물결이 펼쳐진다. 벼농사 대신 재배하기 시작한 하고초의 보라색꽃이 지천으로 피어 장관을 이룬다.

마을의 이름도 하고초 마을로 바뀌었고 매년 하고초 축제도 열린다. 하고초꿀 판매와 관광수익으로 산골마을의 수입도 크게 늘었다. 풀 하나가 마을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고초는 꿀풀이라고도 불리는데 꽃을 따서 입에 물고 빨면 단 꿀이 나온다. 하고초는 꿀이 많아 양봉농가의 밀원(蜜源)이 되어주며 보랏빛 꽃은 아름다워서 하고초 마을의 경우, 관광자원이 되어 주기도 한다. 또한 식용, 약용으로 폭 넓게 쓰인다.

여름에 꽃이 피고 나면 곧 말라 죽는다 하여 하고초(夏枯草)이다. 성질은 차갑고 맛은 쓰고 맵다. 방향성 식물로 강한 향은 기운을 소통시키면서 맺힌 것을 풀어준다.

간담에 화가 울체된 것을 다스리므로 간화(肝火)로 인하여 눈이 충혈되고 아프면서 눈물이 나고 햇빛을 볼 수 없는 증상과 두통, 어지럼증에 효과가 있으며, 맺힌 것을 풀어주고 염증을 없애므로 결핵성 림프선염, 종기, 갑상선염 등에 좋다. 하고초 달인 물을 마시면 고혈압과 폐결핵에 좋다는 임상보고도 보인다.

하고초를 달여서 차로 먹는 방법이외에 음식활용법도 다양한데, 꽃을 이용한 꽃 비빔밥, 꽃과 풀 전체를 이용한 하고초 부침개, 꽃 부각, 하고초효소 등이 있다. 꽃을 이용한 음식은 눈도 즐겁고 맛도 좋으며 입안에 꽃향이 그윽하게 남는 것이 특징이다.

함양의 하고초 마을이 ‘하고초 축제’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하고초를 이용한 제품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니 프랑스, 일본의 라벤더마을이 생각났다.

약용식물은 관광자원이기도 하고 건강산업의 기초적인 자원이기도 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인데, 프랑스 프로방스의 라벤더 농가들은 전통적으로 밀농사를 지어왔으나 최근에는 밀농사를 포기하고 약초농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라벤더를 이용해 향수와 화장품 등 미용재료와 각종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하는데 대기업에 원료를 제공하기도 하고 농가에서 직접 재배, 생산, 판매를 하여 농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넓은 들판에 꽃이 피는 여름철에는 보라색 향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약초산업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고초 또한 식용, 밀원용, 약용, 관상용으로 그 용도가 다양하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 음식으로, 꿀로, 약으로, 관광자원으로 변신하는 것을 보니, 풀 하나도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하고초는 여름이 지나면 말라죽으므로 그 꽃을 즐기는 것도 지금 한때이다. 여름이 가기 전에 하고초의 보랏빛 달콤함을 즐겨보자.

 약선식생활연구센터 배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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