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수확기 쌀값 ‘위험’하다

쌀값 안정시까지 정부보유물량 지속 방출 발표
“올가을 쌀값 하락 우려한 조치” 정부의 이상한 논리에 농민들 반발

  • 입력 2011.05.23 12:39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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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가 쌀값 상승세를 진정시킨다며 보유해 둔 쌀을 시중에 추가로 풀자 벼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금년 들어 쌀값이 상승해 지난 3월부터 산물벼 인도(5만9천톤), 공매(15만1천톤, ’10년산 12만1천톤, ’09년산 3만톤) 등을 통해 시중에 쌀 공급량을 확대해왔으나 쌀값 상승요인이 여전히 잠재한다며 ’09년산 정부비축쌀 확대방침을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6일에 이어 19일 ’09년산 쌀 20만톤을 추가 공매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민간대형유통업체와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이들 정부 보유쌀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당업체에 요청했다.

▲ 농식품부가 쌀값 상승의 잠재요소가 있다며 18일 정부비축미를 추가 방출하겠다고 발표하자 본격적인 벼농사를 시작하는 농민들이 올 수확기 쌀값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18일 경기도 평택에서 모내기를 하는 모습.

그러나 농식품부가 주장하는 이상한 논리에 농민들의 반발과 올 수확기 쌀값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정부보유쌀 확대 판매에 대해 “향후 쌀값 상승이 이어질 경우 수확기의 높은 쌀값 때문에 산지유통업체가 2011년산 쌀 매입에 적극 나서지 않을 수 있어 오히려 수확기에 쌀값 급락 현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쌀값이 높은 게 아니라 정상가격을 회복해 가는 단계”라며 “소비자물가의 주범은 부동산과 기름값 등인데 애꿎은 쌀값만 깎아내리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서산에서 5만여 평의 벼 농사를 짓고 있는 홍 모 씨는 “이번 정부의 조치는 시장가격을 교란시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대규모 쌀구입처에서는 벌써 20kg에 2만5천원을 주문하고 있다. 묵은 쌀로 가격을 맞추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이를 시작으로 시장의 쌀값은 터무니없이 무너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개탄했다.

평택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임 모 씨는 “’14년 쌀수입 전면개방을 전제한 가격낮추기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쌀값이 떨어지면 결국 올 수확기 쌀값에 악영향을 끼쳐 2년 연속 쌀대란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고 정부의 쌀방출 중단을 촉구했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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