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광훈으로 다시 태어나다.

‘민중의 벗 고 정광훈 의장 민주사회장 영결식’

  • 입력 2011.05.18 15:06
  • 기자명 최병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뜨거웠다. 금남로에 모인 사람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리고 흐느꼈다.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이었던 고 정광훈 전농 전 의장을 보내기 위해 금남로(구 전남도청)에 모인 사람들은 그의 정신을 기렸다.

해남군에서 개최된 노제에 이어 17일 오전 11시 30분에 열린 ‘민중의 벗 고 정광훈 의장 민주사회장 영결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가 활동했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문경식 전농 전 의장(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위원장)이 고 정광훈 의장 약력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농민, 노동, 정당등 각계각층의 그를 애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고 정광훈 전농 전 의장과 함께 한국진보연대를 건설하고 전선운동을 이끌었던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은 “삶의 현장에서 꿈에 그리던 민중해방세상을 일구시다가 순직하신 민중의 벗이여, 암흑을 밝혀온 시대의 등불이여, 일하는 사람들, 핍박받는 사람들의 땀과 눈물과 먼지와 피범벅이 응결해 이제는 천상의 이슬이 되신, 일흔 세 살의 순결한 청년 정광훈 동지여, 이렇게 가실 수는 없습니다”라고 아쉬워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해 “도탄에 빠진 민중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언제나 가난한 자들을 위한 투쟁에 청년 민주노총이 선봉에 서겠다”라며 “청년 민주노총이 청년 정광훈이 되겠다. 이제 평생의 그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차별 없고 탄압 없는 하늘나라에서 부디 영면하소서”라고 애도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배낭하나로 해남에서 전국을 오가며 아스팔트 위 사람들 누구나 웃음으로 감싸 안으셨던 당신은, 우리 모두의 벗, 민중의 벗이셨다”라며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손 안에 쥐지 않고 당신 스스로를 생각해에서는 어떤 것도 등 뒤에 남겨두지 않았던 분이시기에 저희들은 의장님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진보정치의 도약을 위해 정열을 바치신 의장님께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 노동자 농민이 살아날 길이 진보정치에 있음을 잊지 않겠다”며 “멀지 않은 때, 반드시 민중과 함께 이여 의장님 영전에 다시 서겠다”고 다짐했다.

윤상철 해남장례공동위원장은 “믿기지 않지만 오늘 우리는 이렇게 당신을 떠나보내야만 하는가 봅니다”라며 “이제 우리 당신을 영원한 민중의 품에 묻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수천 수만의 민중으로 다시 부활할 것입니다. 당신이 바랐던 민중이 편한 세상은 이제 남은 자의 몫입니다. 그곳에서 그냥 편히 쉬십시오”라고 그를 떠나 보냈다.

고 정광훈 의장의 호상역할을 해온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의장님이 개척해 오신 운동의 길은 역사가 되고 탄탄대로가 되어 우리들을 안내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의장님이 주관하는 ‘혁명의 축제’에 초대 받은 것입니다. 비록 오늘 의장님은 떠나가시지만 ‘혁명의 축제’는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말했다.

조사를 마친 각계각층 대표들은 고 정광훈 의장의 영전에 헌화를 하며 그의 길을 지켰으며 1천여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광주시내를 행진하며 정 의장의 안타까운 죽음을 알렸다.

행진을 마친 참석자들은 광주망월동 묘역으로 이동해 하관하는 모습까지 지켜보며 고 정광훈 의장에게 끝없는 애도를 표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