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식곤증 달래는 달래 깍두기

  • 입력 2011.05.11 10:3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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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햇살 따뜻해지는 봄이 되면 동네 언니들과 바구니에 호미를 챙기고는 들로 나갔다. 달래는 찔레나무 주변이나 양지바른 논둑, 밭둑의 묵은 덤불속에서 파랗게 올라온다. 나물 캐는 것이 목적이었는지 종달새마냥 종알거리는 것이 목적이었는지, 달래 캐느라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 되어야 집으로 향하곤 했다.

일찌감치 캐 논 달래는 시들고 바구니는 반도 차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나무라지 않으셨다. 특별한 놀이문화가 없는 시골이라 그랬는지도 모른다.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그 안에서 뛰어노는 것, 그 자체가 삶이고 놀이였다.

어머니는 달래를 된장찌개에 넣어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 주셨다. 달래의 머리 부분은 매운맛과 미끈한 느낌 때문에 골라내고 달래 잎 부분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들에 나가는 것보다도 가까운 마트에서 달래만나기가 훨씬 쉬운 세상이 되었다.

▲ 달래

달래는 산산(山蒜) 또는 야산(野蒜)이라고 부른다. 본초십유(本草拾遺)에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여 속을 따뜻하게 하고 체한 음식을 제거하며 어혈을 없애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민간에서는 위를 튼튼히 하고 소화를 촉진시키므로 격식포창(膈食飽脹-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을 치료하는데 썼다.

손염(孫炎)은 ‘이아정의(爾雅正義)’에 마를 먹고 식중독이 걸렸는데 야생 달래를 캐어 먹고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하고, 후한의 소문난 의원 화타(華陀)는 길을 가다 만성소화불량으로 죽어가는 이를 달래 즙을 두되 먹여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성질이 따뜻하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익혀서 먹는 것 보다 생으로 먹는 것이 효과가 더 좋다.

봄에 만물이 소생하듯, 인체도 자연의 변화에 맞추어 체내의 신진대사가 왕성하게 되고 간의 역할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간의 기운이 약하면 기혈(氣血)부족이나 간음(肝陰)부족으로 인해 피곤, 집중력 저하 등 춘곤증과 같은 유사 증상들이 있을 수 있다.

봄에는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고 기온은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자연의 변화에 인체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 할 경우 나른하고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계절적 변화와 더불어 체질적으로 소화력이 약한 경우는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럴 때 적절한 양으로 충분한 에너지와 영양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한데, 달래에는 비타민 A, B1, B2, C가 함유 되어있어 면역력을 높여주고, 피부노화 억제 및 피부를 맑게 하며 빈혈과 동맥경화, 불면증 등에 효과가 있다. 이러한 달래를 이용하여 달래김치나 달래깍두기를 응용한 상차림으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도 보충하고 소화력도 높이면 좋을 것이다.

늘 먹었던 김치, 깍두기에 달래가 살짝 들어가면서 더욱 새로운 느낌이 들고 봄 내음이 물씬 난다. 요즘 새싹채소가 살아있는 영양덩어리로 불리며 우리의 식탁문화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새싹채소’라는 단어가 새로 나왔을 뿐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옛날부터 우리는 냉이, 달래, 두릅, 죽순 등 제철에 나는 많은 새순 나물들을 먹어왔고 그리고 콩나물과 숙주나물 등을 즐겨 먹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식탁위에 새싹채소는 자라고 있었는지 모른다.

 용미경  약선식생활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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