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개화(樹上開花)

  • 입력 2011.05.02 13:06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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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제일 돈을 많이 버는 곳이 성형외과라고 한다. 원래 성형외과는 선천적 기형으로 인한 기능부전을 정상화 하거나 사고로 훼손된 모습을 복원하는데 의료적 기능을 했던 것이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성형외과는 주로 미용성형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다. 그러다 보니 같은 얼굴들이 생겨나고 서로를 어디에서 했냐며 연대감까지 만들어 낸다니 웃지 않을 수 없다.

수상개화는 손자병법중 하나로 꽃이 피지 않는 나무에 꽃을 피운다는 전법인데, 수탉이 머리를 크게 하고 갈기를 세워 허세를 부리며 상대를 위협하는 모습이라 보면 된다.

사람들도  곧잘 이런 방법들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승용차를 타며 자신을 드러내려하는 것이나 유명실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사무실에 걸어 자신을 알아 모시라고 하는 무언의 행위는 손자병법이 아니더라도 사람들 맘속에 이미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사회에 이런 허위의식은 도처에 산재하고 있다. 실속은 없으면서 겉모습은 번지르르 하게 기름기가 흐른다. 사회에 폐해만을 끼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기꾼이나 하는 짓인 것이다.

농촌이라고 다른 것이 있는가. 김건일 시인은 그의 시 국도변 농사꾼을 통해 국가의 허위의식을 통렬하게 풍자 비판하고 있다. 국도변은 보여지는 곳이다. 벼든 보리든 논이 파래야 되는데 수지맞지 않은 농사에 농민은 관심이 없으니 공무원들이 펭키라도 파랗게 칠해 놓아 눈속임을 한다고 비꼬는 내용이다.

시인이 본대로 이 나라 농업정책은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 보다는 농촌을 안정적으로 조정하는 정책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TV에서 나오는 몇 억짜리 농업인이 등장하는 농촌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빚잔치에 얼마 안가 나뒹굴게 되고 일부가 국가보조금을 챙겨 그나마 명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농촌은 진정한 생산기능을 상실하고  시름시름 언제 명이 끊어질지 모르는 상황이 되고 말지 않았는가.

4.27재보선에 정부 여당이 술렁이고 있다. 책임론이 돌고 청와대보좌진이 사퇴를 하고 내각이 개편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그중 농식품부에도 하마평이 설왕설래다. 누가 농식품부를 맡든지 농업을 회생시키려는 실질적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길어야 2년이 안되는 기간이 될 터이지만 기존의 신자유주의 경쟁력을 기본으로 하는 정책은 농업의 명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

농업 본연의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 농촌은 농민이 살아야 하고 국민의 식량기지이기 때문이다. 괜히 요란한 수상개화는 헛것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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