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업정책에 대한 재고 <1>

미국 테네시대학교 농업정책분석센터 논문

  • 입력 2007.02.01 00:00
  • 기자명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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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미국 농업정책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 농업자의 소득을 감소시켜 오늘날 전세계적인 농업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이 미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테네시대학교 농업정책분석센터가 지난 2003년에 발간한 ‘미국 농업정책에 대한 재고’라는 논문이 바로 그것이다, 이 논문은 1996년 이후 미국의 농업정책은 농산물가격의 자유로운 하락을 방임해 왔고, 새로운 농산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자유무역시책을 촉진시켜 전세계적인 농업위기를 불러왔다고 비판하면서, 전세계 농민이 함께 공조할 수 있는 새로운 농업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본지는 이 논문을 번역, 2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막대한 보조금으로 전세계 농산물 가격하락 방임
생산비 밑도는 덩핌수출로 개도국 농민 이농행렬
아그리비즈니스 기업 통합, 농산물가격 상승 막아


미국 보조금의 영향
현재의 위기에 대한 원인을 밝히는 노력은, 미국의 가장 분명하고 또 가장 위선적이고 멍청한 실례 하나에 주목하고 있다. 즉, 미국이 자국의 농업자에 대하여는 극단적으로 많은 정부지불을 하면서, 다른 국가에 대해서는 국내 농업지지의 감소를 촉구하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이같은 지불액은 세계무역기구(WTO) 아래에서의 원조액 삭감제언에 의해서 기술적으로는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그 지불액은 1996년 이래 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자유무역체제가 등장했을 때 ‘우리들이 말하는 대로 하시오. 우리들이 하는 대로는 아니고’라는 미국의 권고가 증거로서 남아 있는 것이다.
가격보상이 없음으로 해서 나타날 농가소득의 급격한 감소를 이같은 지불에 의해서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이같은 지불금액을 과거 수년, 연간 2백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정부로부터 미국과 같은 금액의 소득보상이 없는 발전도상국의 농업자는 가격하락의 모든 충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편 EU와 같은 보조금이 있는 타국의 농업자는 미국의 정책이 불공평한 무역 이익을 가져간다고 불만을 갖고 있다. 농업분야에서 공통되는 동의를 얻기 위한 WTO에서의 협상은 모든 국면에서 각자의 입장을 고집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전혀 진척을 볼 수 없게끔 되어 있다.
한편 개별적으로는 다르지만, 많은 나라들이 농업에서의 자유무역의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들을 지적하고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농업의 위기적 상황
농업부분이 직면하고 있는 오늘의 위기적 상황은 갑자기 온 것이 아니다. 생산성을 관리하기 위한 농업정책의 책정을 게을리 하고 있는 사이에 급격히 생산능력이 확대된 직접적 결과이다.
미국의 관료들은 가격지지정책과 공급량관리의 메카니즘을, 규제 없는 자유로운 시장에 내 맡기려 하고 있다.
결과는 비참한 것이 되고 말 것이지만, 장래에 대해서는 예측가능한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의 농업정책은 생산조정, 곡물비축, 가격지지수단을 폐지해 버렸기 때문에 농가소득의 손실에 대한 보상을 위한 긴급정부지불을 제외하고는 낮은 농산물가격에 대응하는 방책이 없다.
가격지지(정책)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결국, 마케팅론이라든지 소득지지 지불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농산물가격은 1970년 이래에 볼 수 없었을 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농산물 재고수준이 하락했던 때마져도 핍박한 시장상황은 예측된 높은 가격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을 어떠한 산업일지라도 위험신호가 되는 것이고 미국의 농업정책이 중대한 위기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느 정도 까지 가격이 떨어질 것인가 하는 예측은 정당한 제 값을 알 수가 없고, 세계의 공급이 팽팽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력이 수요독점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농업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아그리비즈니스 기업의 통합이 핍박하는 공급에 따르는 통상적인 가격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빈곤의 수출
최종적으로, 새로운 시장개발을 위한 미국의 압력은 여러 발전도상국의 취약한 농업분야의 가격수준을 보호하는 관세라든지 할당의 철폐로 귀착하였다.
미국상품의 덤핑은 불공평한 무역시책에 대한 불만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IATP(농업 및 무역정책 연구소)에서 내 놓은 2003년의 논문에서는 덤핑수준, 혹은 수출가격이 실질적인 생산비를 하회하고 있는 정도를 보면 옥수수가 25∼30%, 밀은 40%, 면화는 놀랍게도 57%라고 추측하고 있다.
보조금과 가격의 복잡한 상관관계는 거의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보조금은 미국정부가 직접생산자에게 지불하는 것이다. 1996년의 중요한 전환기 이래 거의 3배로 된 이 지불에 대한 많은 비판은, 생산량 증대의 구실을 해서 시장을 가득 채우고 가격하락을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는 보조금과 가격과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고 우리들이 생각한 이상으로 복잡하고, 이것이 현실문제로 되어 있는 그 증거를 제시한다.
미국의 8개의 주요작물의 생산은, 정부의 감반(減反)계획의 실시에 의해 이전에 휴경된 토지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고 있다. 전통적인 공급관리와 가격지지시책이 결여된 가운데 가격은 급속하게 하락한 것이다.
농가순소득에 대한 극적인 충격에 직면하여 미국정부는 이 차액을 보상하기 위한 보상금을 농업자에게 지불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불은 1990년대 후반의 최초의 시장 충격에 대응한 이른 바 ‘긴급지불’에서 비롯되었다.
2002년에는 농업자라든지 지방은행부문이 시장으로부터의 소득만으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작물 재배라든지 생산에 관한 의사결정과는 동떨어진 직접지불이 다시 도입되었다. 추가적 직접지불은 가격하락에 대응하여 자동적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보조금은 고정적, 자동적으로 지불된다. 가령, 이 방식에 변화가 없다면 농업프로그램에 관한 미국정부의 지출액은 다음 10년 ‘2003∼2012년’에는 2천4백7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지불과 저가격에 의해 지원된 통합
방대한 금액을 이 시스템에 계속해서 밀어 넣으면서 농업자는 도산하고 있다. 많은 금액이 지불되었는데도 생산비와 시장가격과의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자금의 배분 패턴은 대규모 농업자에게 기울어져 있고 국내의 농장 구석구석까지는 배분되지 못했다.
미국 농무성의 통계에는 예컨대, 1993∼2000년 사이에 미국은 연간 매출액 10만달러 이하의 농장 약 3만3천개를 상실하고 있다.
이 같은 고통이 따른다고 하더라도 미국 농업의 수급 밸런스를 시장에서 재확립하기 위한 ‘조정’은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한 마디로 틀린 말이다. 농장수와 농업자수는 계속 줄고 있으나 반대로 생산에 제공되는 경지면적은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교적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생산기술이 이들 경지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어서 계속 생산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의 끊임없는 계속은 대규모 경영에 의해서 배타적으로 지배당한 농업부분에서의 결과인 것이다. 대규모 경영은, 대규모 경영에 적합한 몇 몇 작물, 즉 옥수수라든지 밀, 쌀, 면화, 대두 등을 포장의 끝에서 끝까지 심는 고도로 기계화가 된 농장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1990년대의 정책의 의해서 아그리비즈니스기업을 포함한 통합·합병에 의한 농업구조의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1950년대 이래 미국의 농장수는 5백50만개에서 2백만개로 확실히 감소하였다. 농장수가 반감한데도 불구하고 주요작물에 쓰여지는 경지면적은 2천5백만 에이커 전후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현재의 1개 농장당 작물 면적은 1950년 수준의 2.5배이다. 이 그림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은, 보다 높은 생산기술이 동일경지면적과 보다 적은 농장수에서 보다 많은 것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의 충격이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복합경영이나 독립자영농장 자작농장은 급속하게 소멸되어 갔다. 많은 나머지 소규모 농장은 생산계약을 통해 거대 농기업이 관리하고 있다.
이리하여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미국 및 세계의, 농업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 공동체, 소규모 및 적정규모 농장의 황폐를 가져오게 된다.
앞으로 생계를 농업에 의존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25억의 사람들에게는 특히 잔혹한 일로 된다.
계속적으로 시장에 내맡기는 것과 생산물에 대한 적정가격의 실현은, 지속적인 삶과 죽음과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된다.
〈다음호에 계속〉

▧ 이 논문의 주장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내정문제, 즉 미국의 농업정책에 대하여 나라 밖에서 초점을 맞추었던 시기는 일찍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바람직한 이유에서도 그렇다. 1980년대 후반에서부터 특히 1996년 이후, 미국의 공적정책은 국내 농산물 가격의 자유로운 하락을 방임해 왔고, 오히려 그것을 장려하고, 또 동시에 미국 농산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급속한 자유무역시책을 촉진해 왔다.
미국의 농업자 즉, 농업정책이 의도한 수익자는 공적인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쇠퇴해 버리고 말았다. 한편, 농산물 총 수출액은 제자리걸음이고 시장으로부터 얻어지는 농가소득은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주요한 아그리비지니스는 번영일로에 있었다.
주요 농산물가격, 특히 곡물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아그리비즈니스 및 기업적 축산업자가 생산비 이하로 농산물을 확보하고,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연관을 완전히 그들의 통제 하에 두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의 농업자는 광대한 영역과 비중을 가지고 농업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급락하는 국제 (시장)가격은 미국의 주도 하에 끌려가고 있다. 그 미국에서는 주요농산물(옥수수, 밀, 콩, 면화, 쌀)의 수출이 1996년 이래 40%이상 감소하였다.
미국의 농업자는, 낮은 가격을 보상하는 정부지불의 커다란 영향 하에 놓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농지로부터 쫓겨나고 있다. 다른 나라 농업자에 대한 영향은 보다 더 심하다. 필리핀, 페루 등지에서는 전례 없는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삶이 거덜나고 절망과 기아, 도시에로의 이주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의 농업자가 놓여 있는 가난에 대한 해결책은, 두개의 열쇠라고 할 수 있는 의문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는가에 달려있다. 즉, 농업자가 가격 동향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국내 고객·수출국의 고객이 가격 동향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들 의문에 대한 답으로서, 이 논문이 제시하는 바는, 단순히 작물의 공급 혹은 수요가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다고 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농업정책과 그 정책으로 영향을 받는 역사적인 자료에 대한 분석결과를 보면, 정책이 농가소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확실히 엿볼 수 있다. 농업자는 있는 힘을 다 해서 이에 대응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즉, 보다 많이 심어 많이 생산하려 하여, 정부는 끝없는 재정적 곤경으로 이어진다.
이 순환을 중지시킨다는 것은 분명히 미국의 정책방향에 대한 커다란 비판으로 된다. 즉, 농업자에 대한 직접지불을 중지하는 것이 농가소득을 시장을 통해서 끌어올리는 길로 이어진다.
그 대신 면밀한 조사에 의하면, 가령 가격이 생산자와 소비자 쌍방에 대하여 적절하다고 하면 이것이 지나친 직접지불을 억제하는 구실을 한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은 모름지기 조사활동, 농지의 확대, 과학기술, 대출 및 시장조사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농업이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정책은 주의 깊게, 현명하게, 그리고 다양한 많은 정책 수단(그것들은 1990년대에 이미 흔적을 감추어 버린 것이지만)을 활용하여야 하고 그럼으로써 정책실현의 속도가 어느 정도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미국의 정책입안자는 오늘날, 세계의 농업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적 상황에 대하여 경종을 울려야 할 중대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정책입안자가 종래의 생각과는 다른 참신하고 확고한 새로운 길을 내 놓아야 하는 것도 명백하다.
이 논문에서는 정책적 선택지와 그것이 미치는 가격이라든지 생산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기초로 하여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미국 및 전 세계의 농업자의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몇 가지의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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