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민이 바라는 대선 후보는

이태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

  • 입력 2007.11.10 14:05
  • 기자명 이태근 환농연 회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야흐로 대선 정국이다.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자들은 수많은 약속을 하고 있다. 약속하면 지킨다는 후보들뿐이다. 그러나 이제껏 당선된 후 공약을 지킨 후보는 거의 없다. 되고 나서 얼마 지나고 나면 또 속았구나 하는 것이 농민들의 마음이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대선 후보 여섯 명이 농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하나같이 외친다. 그러나 하나하나 뜯어 살펴보면 그것은 대부분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농민의 처지에서 제대로된 농촌, 농업, 농민 정책을 내놓은 후보는 없다.

▲ 이태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
대선 후보들도 농업·농촌·농민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대부분 인정하는 듯하다. 그러나 어렵게 된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후보는 별로 없어 보인다.

농업·농촌에 대한 철학 부족

가장 먼저 해야 할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와 철학이 부족한 것 같다.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 농업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농민의 아들이고 농촌이 고향이라고 외치기는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선진국이 되려면 농민이 잘 살아야 한다는 것과 현재 대부분 선진국이 농업국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 국민 누구든 이 사실은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총론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말이 다 다른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농민들을 위해 퍼부었다고 하는 엄청난 금액의 돈은 사실 따지고 보면 농민들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니고 기업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어느 당 후보는 강력히 주장했다. 이 말에 각 후보자는 서로 동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말이 맞다면 새로 시스템을 짜야 한다.

진정 농민이 필요한 곳에, 농촌의 가장 시급한 곳에, 농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맞춰 판을 다시 짜야 한다.

대선 후보자들은 농업·농촌·농민이 어렵게 된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 농림부가 일 잘한다고 농민이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원인을 잘 따져야 처방이 나올 수 있다. 원인을 잘 찾지 않고, 말로만, 돈으로만 때우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정확한 원인을 찾아 분석하고 따져봐야 한다. 일본 농민들은 힘을 모아 농업을 어렵게 한 정책으로 원인제공을 한 자민당 의원들을 낙선시킨 사례가 농민들의 단결된 힘인 것이다. 우리 농민들도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대선은 350만 농민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이다. 사이비 정치꾼들에게 또 속아 넘어가는 선거가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농민을 이용해서 자기 권력욕을 채우려는 자들에게 또 놀아나서는 안 된다. 최소한 우리를 속이려고 하는 세력들에게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민당 의원 낙선시킨 일본 농민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제야말로 국민의 목소리가 왜 두려운지, 왜 무서운지, 왜 귀담아들어야 하는지 알게 해야 한다. 정책공약의 허점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정책이 제대로 입안될 수 있도록,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눈 부릅뜨고 잘 살펴야 한다. 내일 웃는 행복한 농촌, 농업, 농민을 만드는 그 시작점에 우리는 섰다. 가장 중요한 선택으로 내일은 매 시간 웃는 농민을 보고 싶다.

이제는 실천이다. 농업·농촌·농민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새로 짜고 잘못된 법과 관행을 고치겠다는 사람을 지지해야 한다. 돈보다 더 시급하고 소중한 것이 잘못된 제도와 법을 고치는 일이다. 이것이 이번 대선의 핵심과제가 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