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기름값 춘천농민 뿔났다

대책 촉구하는 춘천농민대회 열려

  • 입력 2011.03.28 13:34
  • 기자명 강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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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하는 면세유 가격에 의한 영농비 부담으로 춘천 농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강원도 춘천시농민회(회장 이승열)는 23일 시청에서 ‘농업용 면세유 가격폭등 대책마련 촉구! 춘천농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서는 급증하는 영농비 부담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농민들의 경영안정을 위해 춘천시가 긴급대책을 마련하여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 춘천지역 농민들이 농업용 면세유 폭등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30여명의 농민들과 지역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대회는 이승열 춘천농민회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돼 허창옥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과 강원도연맹 남궁석 의장의 격려사로 이어졌다.

개회사와 격려사에서는 지난해 이상기후와 태풍 곤파스, 쌀값 폭락 그리고 겨우내 극심했던 구제역으로 인해 농민들이 큰 고역을 치렀는데, 이명박 정부와 강원도청 그리고 춘천시는 농민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산 돼지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하는 한편 쌀값이 조금 회복될 기미가 보이자 저가미를 방출하겠다는 등 농민ㆍ농촌 말살 정책을 펼치고 있음을 토로했다.

이어 경과보고에 나선 김덕수 사무국장은 “작년 리터당 780원 하던 면세유 가격이 1,100원으로 40% 급등했다”고 면세유 폭등 상황을 전하면서 “11일 열린 면담에서 춘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근거가 없어 지원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고 분개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시청도 대책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면세유 보조지원에 대해 정부에 지원방안을 건의하겠다’는 무성의한 입장만을 보이고 있다”며 “농민대회를 계기로 춘천시작목반연합회, 춘천시농민단체협의회와 힘을 모아 면세유 문제를 반드시 풀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많은 농민들의 참여와 응원 속에 치러졌고 대회 결의문을 낭독하며 마무리했다.
 〈강종은 기자〉


현장의 목소리

“제 때 기름 때야 토마토 잘 영근다”
이재환 춘천시토마토생산자협의회 회장

 

▲ 이재환 회장
지자체는 뭐하는 곳인가? 지역의 농민들이 어려우면 도와줄 수 있는 곳이 지자체이다.
그런데 도시민들에게 품질 좋은 토마토 생산하자고 브랜드사업 하는 지자체가 토마토를 생산하는 지역 농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 브랜드 사업을 많이 한다지만 실제 농민들한테 지원하는 예산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모순된 행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재값은 천정부지로 솟는데 지원액은 자꾸 줄면 농민들의 생산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기름도 제 때 때야 토마토가 잘 영근다. 기름값에 허덕이다 보면 토마토 품질이 나빠진다. 이대로 가다간 춘천시의 최고급 토마토 브랜드 ‘수아르’,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는 각성해야 한다. 말로만 브랜드 사업 하는 지자체는 필요 없다. 농민들을 지원하는 길이 ‘수아르’ 브랜드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소득 3천만원 줄었는데 정부 80만원 입금”
최중원 춘천농민회 남산남면지회장

 

▲ 최중원 회장
춘천시 광판리에서 벼농사 1만 5천평을 짓고 있다.
강원도에서 이렇게 짓는다는 게 상당히 힘이 든다. 논이 큰 것도 아니고 기후가 좋은 것도 아니고.
재작년부터 시작한 쌀값폭락으로 일 년에 약 2천만원정도 수입이 줄었고, 태풍 곤파스로 벼 170가마 정도가 쓰러져서 소득이 3천만원정도 줄었다. 헌데 춘천시 강원도 대한민국 그 누구도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농가를 돌보지 않았다.

 

통장에 찍어보니, 재해대책본부에서 80만원인가 입금됐다. 이제 4월이면 못자리 만들어야 하고, 햇쌀미도 치고, 모내기도 해야 한다. 영농비가 무지하게 많이 올라가는데, 쌀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이렇게 어려운 데다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농민들이 면세유 리터당 200원 보조해달라고 했더니, 선거법 위반 운운하더라. 그렇다면 선거법 위반이 아닌 게 뭐가 있는가?

<강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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