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만 농민의 대변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

  • 입력 2011.03.21 12:49
  • 기자명 윤요근 한국농민연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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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업, 농촌, 농민의 현실은 마치 산 정상에 두 줄을 매달아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 같은 모습이었다. 한미 FTA, 한EU FTA 등 선진국과의 지속적인 개방화와 농가경영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쌀값하락,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냉해 피해, 여름에는 태풍 곤파스 영향으로 인한 백수피해 및 과수 낙과피해, 그리고 유래 없는 벼농사의 흉년에, 구제역 및 AI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축산업의 붕괴 등 근심을 놓았던 시간이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농업, 농촌, 농민은 벼랑 끝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추 값 폭등에서 보다시피 농산물을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구제역의 책임을 해당 축산농가 농민에게 몰아가고, 일관성 없는 농업정책의 실패를 농민에게 전가하면서도 다방농민 망언 및 도덕적 해이를 이야기 하면서 농업이 가지는 다양한 가치를 부정하고 있는 정부 및 정치권의 행태에 분노를 넘어서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오히려 스스로를 반성해 본다.

그렇다면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 수십년간 묵묵히 현장에서 땀흘려 가면서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원인은 어디에 있나?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의 문제인가? 그것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지난 세월 우리의 문제를 정부나 정치권에 너무 의존하면서 우리 스스로 주체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많은 오류를 우리는 분명히 느꼈다.

그간 농민단체는 크게 농민연합, 전국농민단체협의회를 큰 축으로 하여 수 많은 개별단체들이 있지만 다양한 단체들이 있다 보니 농업, 농촌, 농민에 대한 생존권 문제 및 FTA 등 글로벌화에 따른 농축산업의 위기, 쌀값하락, 농협개혁 등 한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정부 및 정치권의 농업 경시 및 축소에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물, 공기, 먹을거리이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진리를 우리는 쉽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인지 중요성에 대해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가을 배추 파동에서도 보다시피 먹을거리가 흔들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5천만 국민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이제 농업, 농촌의 중요성을 이제 농민 스스로가 먼저 알려내야 한다.

시간이 왔다. 그 동안 이합집산 했던 농민단체가 대한민국 농업, 농촌을 선도할 자주적인 운영조직 필요성에 공감하고 320만 농민을 대변하는 단일조직 건설을 하게 됐다.

3월 15일 설립된 한국농민연대는 농민단체간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통해 농민의 지위향상과 농민단체의 공동과제를 해결함으로써 농업, 농촌의 안정적인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식량안보를 확고히 하고, 통일농업을 준비하며, 미래지향적 실천 운동을 전개함을 목적으로 하여 향후에는 농업발전을 위한 대정부 정책 활동, 농민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지위향상을 위한 사업, 회원단체 및 개별단체 사업지원, 국제 농민단체와의 교류 및 연대, 지역조직 결성 및 활성화 추진, 통일농업에 대비한 연대 등의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중인 농업인의 대의기구로서의 농업회의소 관련 부분도 중심에 두고 논의해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아무도 걸어 보지 않은 길을 걷기에 수 많은 시행착오가 앞으로 우리 길에 놓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라는 말이 있듯이 절박함 속에서 해답이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농민연대를 중심으로 320만 농민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었고, 이에 발맞추어 농정당국도 한국농민연대의 출범을 계기로 실질적인 정책파트너십을 배양하고 함께 보조를 맞춰가며 한국농업과 농업발전을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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