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비싸도 되고 농산물 값은 오르면 안된다?

  • 입력 2011.01.31 10:46
  • 기자명 전영남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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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전쟁후 이승만 대통령의 뒤를 이은 박정희 대통령은 수출주도형 산업화 정책으로 저농산물 가격정책으로 농업·농촌·농민들을 피폐화시키면서 농민을 잠재적 산업예비군으로 하여 이 나라 경제를 지금에 이르게 하는 초석을 놓았다.

일단 지금까지 지난것은 접어두고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을것 같다. 2010년 여름부터 농산물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마늘이 먼저 오르기 시작하여 배추와 무, 고추, 대파, 쪽파 등등의 농산물 가격들이 정부나 농협이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올랐고 또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의 현상만 보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불편한 진실이더라도 알아야 한다.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상당히 후진국이었던 중국이 곁에 있어서 광활한 땅에 값싼 노동력에 의한 저가의 농산물을 얼마든지 사들여 올 수 있는 시기를 살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중국이 우리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생각만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우리가 다 잘 알지 않는가. 지금 중국의 위치를 G2.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 세계최고의 인구를 가진 나라, 게다가 그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우리나라처럼 소고기, 돼지고기, 닭·오리고기를 소비하기 시작하면 과연 곡물의 수출이 가능할까?

여기서 잠깐 선진국인 유럽의 몇 나라는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는지 보고 가는것이 좋겠다. “영국의 경우를 보면 산업혁명에 농민을 산업예비군으로 내몰아 식량자급률 19%까지 하락하였던 나라가 1947년에 늦었지만 농업법을 재정하여 지금은 식량자급률 65%를 달성하였으나 GDP 농업비중 1%, 취업비중 2%에 불과한 미미한 산업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산업으로써 1978년부터 공동농업정책(CAP)의 적용을 받게되어 농업보호의 울타리 속에서 농업기술 혁신을 통한 단위생산성의 제고와 농업생산의 전문화·집약화·규모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 외에도 스웨덴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가 농업도 산업으로써 타산업 종사자와 같은 수준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 가장 비싸다고 느끼는게 집(아파트)값이다. 그러나 아무도 아파트값 비싸다고 소리치거나 대통령의 관심도 별로다. 도시 서민이 살아가는데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왜? 농산물 값이 오르는 걸까. 시장경제, 천민개인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정확히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마늘을 예로 들면 이 품목은 이미 국내 생산기반이 많이 무너져 버렸다. 농민이 마늘을 심어서 먹고 살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어떤 산업이 살아남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와 노력 그리고 획기적인 행정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된다. 배추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수십년동안 계속되는 고랭지 여름배추의 생산 시스템은 지속하능한 농법이 아니다.

옛말에 “아무리 좋은것도 과하면 독이 된다” 했다. 정말 너무 했다. 윤작 체제를 연구하고 대체 작목을 개발해서 소비자가 꼭 고랭지 배추가 아니더라도 대체 소비가능한 반결구배추도 예전엔 다 소비하고 살았는데 왜 꼭 결구배추만 먹어야 하나?

정부는 몇몇 품목이 가격이 오르면 비싼 값에 수입하여 손해 보면서 싼값에 공급하는 그런 시스템을 조금만 더 숙고하여 미리미리 농업에 투자하면 이 나라의 실업자문제, 저임금문제 모두 농업이 해결할 수 있다.

농산물 가격이 너무 비싼 것도 원치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사는 사람이 타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만큼만 살 수 있으면 잘사는 농촌이 될 수 있고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이 되리라 본다. 나는 지금 농산물 값이 비싸서 좋다. 우리 농민들 모두가 한마음일 것이다.

 
전영남 전남 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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