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벌 98%폐사! “지구환경에 대한 경고”

토종벌이 사라지고 있다

  • 입력 2010.12.13 10:06
  • 기자명 정정섭 전남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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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한봉 농민들에게는 참으로 잔인한 해였다. 자식처럼 돌보며 평생을 길러온 토종벌이 거의 사라지고 피해보상은커녕 재기의 가능성마저 포기하며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위해 떠돌아야만 하는 참담한 상황! 농민들은 시름과 분노를 넘어 이제 거의 절망상태에 놓여 있다.

지난 6월부터 폐사하기 시작한 토종벌은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한국토봉협회 추산 98%의 폐사율, 전국 한봉농가 2만5천호의 피해액은 2천7백억원 규모! 과수, 채소 농가들은 식물들이 수정을 하지 못해 생길 2차적 피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에 떨고 있으며, 환경재앙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토종벌은 벌이 생산한 산물(꿀)보다 자연수분작업인 화분매개(수정) 사업이 더 중요하다. 식물의 수정역할을 하여 건강하게 종을 유지하는데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데 의미가 더 크다.

일찍이 세기의 과학자 아인슈타인 박사는 “지구상에 벌이 사라지면 지구는 4년 이내에 멸망한다”고 예언을 한 바 있다. 화분매개 역할을 노동력으로 따진다면 수치로 환산하지 못할 금액이고 지구상에 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환경이 인간에게 주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 정정섭 의원

 

“벌 사라지면 지구4년이내 멸망할 것”

토종벌의 집단 폐사는 지난겨울 100년 만의 한파와 기상 이변, 봄철 저온현상 (4월 전남 장성 영하 2.7도)이 근본 원인이다. 기습 한파로 인해 서양종 벌 보다 추위에 강해 월동을 잘나는 토종벌의 폐사가 시작되었고, 이어 닥친 올 봄 냉해로 농작물 뿐 만 아니라 과수의 꽃 등 밀원을 매개로 하는 벌도 군세가 약해져 면역력이 떨어짐으로써, ‘낭충봉아부패병(Sacbrood)’이란 질병으로 2차 피해를 입게 되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현재 급속 집단 폐사를 불러 온 이 질병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감염력이 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특별한 전문치료제나 대처방법이 없다는데 더 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질병에 감염이 되면 살 처분이나 초등 대책이 중요함에도 질병에 대처방법 또는 매뉴얼 하나도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간 농민들은 발병 초기부터 그 심각성을 호소하며 원인규명과 시급한 대책 마련을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했지만 정부의 늦장대응과 책임 떠넘기기로 현재적 초유의 심각한 사태에 이르게 됐다고 농민들은 수차례의 집회와 국회 방문, 청와대 서한 전달 등을 통해 전달했다.

이상저온에 의한 피해가 분명하므로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자연재해대책법”에 의거 사태를 수습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고, 전남도의회에서도 의원전원결의안을 채택해 자연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부는 “토종벌은 이상저온이 ‘간접적인’역할만 했기 때문에 자연재해로 인정하기 어렵고 간접적 피해에 예외를 적용하면 전체 보상 기준을 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자연재해로 인정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그 어떤 뚜렷한 대책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토종벌이 씨종자마저 사라지고 있으며, 벌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기능까지를 감안하여 분명히 살려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언제까지 법적 근거 운운하며 책임 떠넘기기를 할 것인가? 법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법적 근거가 없다면 이상기후 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 것이 순리 아닌가.

제도개선으로 기후현상에 능동적 대처

현재적 토종벌 집단 폐사는 분명한 자연재해이며, 우리 농산물 살리기에 소홀한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자연재해대책법에 의해 농민들이 입은 피해보상과 재기를 위한 적극적 지원, 방역들을 서둘러 환경이 주는 자연재앙의 경고와 농민들의 눈물 앞에 겸허히 대처해야 한다.

 
정정섭 전남도의회 의원

(전라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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