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 평화를 만들자

  • 입력 2010.11.29 17:59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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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국가 국민으로 항상 우려했던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 사건이 현실화 됐다. 북의 연평도 포격은 군사적 대치상황이 현재적 상황으로 체감하게 하는 사건이다.
분단국가로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력 대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 하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한반도 평화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은 전쟁의 위험이 우리들의 코앞에 놓인 현실로 바짝 다가오는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과거 서해상에서의 교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사건이다. NLL(북방한계선)문제와 꽃게 어장의 문제를 두고 발생한 서해교전은 우발성이 강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연평도 폭격은 다분히 의도된 도발로 분석되고 있다.

작금의 이러한 일촉즉발의 상황은 남북 간의 긴장도를 높여가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 이전 정부에서 쌓아 올린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지속적으로 긴장도를 높여왔다. 결국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관광객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북한군이 민간인 관광객을 피격한 것에 대한 강력한 규탄과 금강산관광 중단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이 시사 하는 바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뒤이어 천안함 의혹과 오늘에 연평도 포격사건을 맞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정부는 북의 호전성과 무모함을 비난하기 급급한 형편이다. 더불어 차후에는 몇 배 더한 보복공격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의 군사적 도발에 대하여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물리력의 행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태를 전쟁으로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전쟁은 민족 모두의 공멸을 의미하기 때문에 누구도 전쟁을 원치 않고, 국지적인 군사적 충돌이 지속되는 것조차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평화적으로 관리하느냐가 분단국가인 우리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남북관계의 평화적 관리를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대북 쌀 지원을 주장했던 것이다. 보수진영에서 ‘퍼주기’ 논란이 있으나 남북 간의 평화를 위해 쌀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측에서는 쌀이 남아돌아 농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창고에는 재고 쌀로 인하여 보관비용으로만 연간 660억원을 쏟아 붇고 있고, 북은 식량이 모자라 주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 그래서 지난 10월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북측은 남측에 쌀 50만 톤과 비료 30만 톤을 요청했다. 더불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여 성사되기도 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이산가족상봉을 2회나 공짜로 했다고 주장한다. 북은 인도주의 측면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응하는 대신 인도주의 측면에서 남측의 대규모 쌀 지원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쌀이 남고 북은 쌀을 원하고 또한 우리가 갈망하는 이산가족 상봉에 응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과감하게 쌀을 지원하여 남북 간의 내부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 남북 간의 긴장 지수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가 대대적으로 북과 교류 협력을 추진하여 북측이 우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남북관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 북측의 상황으로는 식량문제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우리가 대규모의 쌀 대북지원을 정례화 해서 남북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긴장지수를 낮추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우리가 대북 적개심을 높이고 군사력을 강화한다고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근거 없는 북한 붕괴론을 주장하며 대북지원을 퍼주기라 비난하며 남북 교류를 중단한 지 3년, 우리에 남은 것은 북의 변화도 아니고 북의 붕괴도 아니었다. 결국 남북 간의 전쟁 위험만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외면하고 무시한다고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남과 북의 60년간의 군사적 대치 상황은 엄연한 현실이다. 미국의 부시정권 내내 대북 제재정책이 결국 북의 핵 무장(?)으로 임기말 실패를 자인하고 대화정책으로 선회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그래서 평화의 관리와 동족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대북 쌀 지원을 이제 새롭게 고민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희생된 민간인과 군인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며, 부상 당하신 분들이 조속히 쾌유하시길 기원합니다. 더불어 연평도 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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