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의 베일을 벗겨야 한다

  • 입력 2010.11.08 09:3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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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에서 농협중앙회의 무이자자금 운영 실태를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그 누구도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관련부서 담당자들은 적당히 얼버무리고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지역농협 조합장들 역시 중앙회 관련해서는 말하기를 꺼려하였고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오로지 중앙회의 처분만 바라보고 있었다.

농협중앙회는 무이자자금 지원으로 1년에 8조원을 지역농협에 지원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무이자자금 지원은 대부분의 지역농협 경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이 무이자자금 지원이 밀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원원칙과 규정은 있으나 액세서리에 불과하고 심의위원회가 있으나 조합장 심의위원들은 명예를 얻었다는데 만족해야하는 형편이다. 모든 것은 이미 농협중앙회에서 결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심사내용과 결정사항은 농협중앙회만 알고 있을 뿐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러니 외부에서는 잘되고 있는 지 어떤지 알 길이 없다. 몰라서 말 못하고 무서워서 말하지 못하는 현실 이다.

이 문제 뿐 만 아니라 농협중앙회가 하는 대부분의 사업들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거의 없다. 농협중앙회의 중요한 사업을 밀실에서 결정하여 농협중앙회의 힘을 키워가고 있다. 이렇게 키운 힘으로 지역 농협을 통제하고 그들만의 농협을 굳건히 만들어 가고 있다.

농협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과 불신은 수십 년간 변함없이 쌓아가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농협중앙회의 폐쇄성에 있다. 농협중앙회의 폐쇄적 운영으로 농민들의 근거 있는  문제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여 3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언론과의 인터뷰는 단 한차례밖에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농협중앙회장이 현장에서 농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웠다는 소식이 없다. 생색내기 행사에 얼굴마담 노릇이나 하는 것이 밖에 비추어진 농협중앙회장의 모습이다.

농협 최고 수장의 모습이 이러하니 농민들의 농협은 요원한 일이다. 실로 농협은 직원들의 농협인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폐쇄적 운영으로 농협중앙회를 간부직원들의 것으로 만드는 초석이 되고 있다. 이제 이 베일을 벗겨야 한다. 그래야 자정능력도 생기고 직원들의 농협에서 농민들이 농협이 될 수 있다. 농협개혁은 법과 제도의 개선 못지않게 폐쇄적인 운영을 깨는 일이다. 더불어 조합장들과 농민들도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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